김용작품 - 천룡팔부 : 천룡팔부에 대한 김용의 서문
천룡팔부는 8편짜리 장편만화로 본적이 있는데, 군대에서 나중에 소설로 다시 읽었네요. 인물대립이나 묘사가 정말 뛰어난 작품이면서도 역사적인 관점도 탁월한 작품이었습니다. ------------------------------------- 천룡팔부(天龍八部)라는 말은 불경(佛經)에서 나온 용어이다. 많은 대승불교의 경전에는 부처님이 많은 보살과 비구니에게 설법을 하실 때에 언제나 천룡팔부가 함께 참석하여 설법을 들었다는 기록이 있다. 법화경(法華經)에는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사람이면서 사람이 아니라고 함은 모습은 사람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사람이 아니라는 의미이다. 천룡팔부는 사람이 아닌 여덟종류의 신통력이 있는 괴물(怪物)을 일컫는 말이다. 천(天)은 천신(天神)을 가리킨다. 불교에서 천신의 지위는 지고무상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사람에 비하면 생명이 길고 복을 누린다고 한다. 불교에서는 일체의 사물(事物)은 무상하다고 보므로 천신 역시 생명이 끝날 때가 있다고 본다. 천신이 죽음에 임박하게 되면 다섯 가지의 징후가 나타난다. 의복이 남루해지고 머리 위에 꽃이 시들며, 몸에서 썩은 냄새가 나고, 겨드랑이에서 땀이 나며, 마음속의 기쁨이 사라진다고 한다. 이 다섯 가지의 징후를 천인오쇠(天人五衰) 또는 옥녀이산(玉女離山)이라고 하는바, 이는 천신의 가장 커다란 비애(悲哀)이다. 제석천(帝釋天)은 뭇천신의 우두머리이다. 용(龍)은 용신(龍神)을 가리킨다. 옛날 인도 사람들은 비가 내리는 현상을 용이 바닷물을 끌어 올렸다가 인간 세상에 부어 주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중국인도 이런 전설을 받아들였고, 달력에 그려진 몇 마리의 용은 그 숫자의 과다에 따라 그 해의 강우량을 표시하기 위해 그려 놓았던 것이다. 용왕 가운데 사갈라용왕(沙竭羅龍王)이 있는데, 그의 딸은 8세 때 영취산(靈鷲山) 아래에서 부처님의 설법을 듣다가 남자의 몸으로 변했고 부처의 상(相)으로 되었다고 한다. 그녀가 부처가 될 때 천룡팔부가 그 광경을 지켜 보았다고 한다. 야차(夜叉)란 불경 속에 나오는 일종의 귀신(鬼神)으로서 야차팔대장(夜叉八大將), 십육대야차장(十六大夜叉將)으로 불린다. 야차란 본래 놀라게 한다는 뜻인데 거기에 민첩, 용맹, 교활, 비밀 등의 뜻이 보태어지기도 했다. 유마경(維摩經)에 보면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습(습)은 말하기를 ...... 야차에는 세 종류가 있는데 땅과 허공과 하늘의 살고 있는 위치에 따라 세 분류로 나뉜다." 현재 우리들이 야차라고 할 때는 보통 악귀(惡鬼)라는 의미로 쓴다. 그러나 불경에서는 야차가 매우 좋은 중생으로 묘사되어 있고 야차팔대장의 임무는 중생계(衆生界)를 수호하는 것이라고 했다. 건달파(乾達婆)란 술과 고기를 먹지 않고 향기(香氣)를 취해 양분으로 삼는 귀신이며 제석천을 보좌하는 악신(樂神)의 하나로서 몸에서 언제나 농염한 향기를 풍긴다고 한다. 건달파란 범어(梵語)로는 변화무쌍하다는 뜻이다. 마술사를 건달파라고 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신기루를 건달파성(乾達婆城)이라고 부르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향기와 음악은 모두 표묘(표묘)하여 손으로 잡을 수 없는 것이다. 아수라(阿修羅)는 몹시 특이한 신으로서 남성이 될 때는 지극히 추악한 모습이고 여성으로 될 때는 극도록 아름답다고 한다. 아수라는 왕왕 부하들을 이끌고 제석천과 싸움을 벌이는데, 그 이유는 아수라에게는 미녀는 있으나 맛좋은 음식이 없고, 제석천에게는 맛좋은 음식은 있으나 미녀가 없기 때문에 서로 부족한 것을 채우기 위해 싸운다는 것이다. 매번의 싸움은 치열하기 이를 데 없는 악전(惡戰)이며,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질 듯이 엄청나다고 한다. 우리는 시체가 질펀하게 널려 있는 참혹한 전장터를 수라장(修羅場)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아수라와 제석천의 싸움에서 유래한 것이다. 싸움이 있을 때마다 아수라는 언제나 패배하는데 가장 큰 싸움에서 일패도지한 이후 아수라왕은 하늘과 땅 어디에도 도망칠 곳이 없어서 몸을 변화시켜 연뿌리에 난 실구멍 속으로 숨었다고 한다. 아수라왕은 성질이 포악하고 의심이 많았다. 석가모니께서 사념처(四念處)를 말하면 아수라왕은 오념처라고 했고, 석가모니께서 37도품(三十七道品)을 말하면 아수라왕은 일 품을 더하여 38도품이라고 했다. 아수라왕은 부처님이 제석천을 위해 거짓말을 하는 것이라고 의심했기에 일품을 더했다고 한다. 가루라는 매 끼니마다 한 마리의 용왕(龍王)과 500마리의 새끼 용을 잡아 먹는다. 용은 몸 속에 독(毒)이 있다. 금시조는 죽을 때 허공을 아래 위로 7~8회 몸을 뒤집으며 날다가 금강륜산(金剛輪山)의 정산에서 최후를 맞이한다. 금시조는 용(毒蛇)을 먹었기 때문에 몸 속에 독기가 많이 축적되면 그 독기로 자신의 몸을 태워버린다고 한다. 육신이 불타고 남은 자리에는 가루라의 심장만이 남는다. 그 심장은 파란 색이며 유리처럼 투명하다고 한다. 긴나라(緊那羅)는 범어로는 사람이면서 사람이 아니라는 뜻이다. 그 모습은 사람과 비슷한데 다만 머리 위에 한 개의 뿔이 달린 게 다르다. 노래와 춤을 좋아하는 제석천의 악신(樂神) 가운데 하나이다. 마호라가(摩呼羅迦)는 큰 구렁이의 신(神)이다. 몸체는 사람의 형상이고 머리는 뱀의 형상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 소설 천룡팔부는 북송(北宋)시대 아시아 대륙에서 일어났던 역사적 사실을 소재로 하여 씌어졌다. 천룡팔부는 『사조영웅전』(射조英雄傳: 국내에서는 『소설영웅문』제1부로 번역되었음)의 전편(前篇)이며 나의 작품 가운데서 가장 시대적 배경이 앞서는 소설이고『녹정기』(鹿鼎記)는 가장 뒷편에 해당한다.『천룡팔부』는 북송(北宋)시대, 철종(哲宗)년간 소성(紹聖)이라는 연호가 쓰일 무렵, 즉 서기 1094년을 전후해서 중국 대륙에서 일어났던 역사적 사실을 소재로 하여 씌어졌다. 천룡팔부는 개성이 특이하며 신통력이 대단하고 인간의 희노애락애오욕의 감정을 가지고 있다. 이 소설에 천룡팔부 같은 괴물은 등장하지 않는다. 그러나 불경 속에 나오는 천룡팔부같이 매우 특이한 개성(個性)을 추려내어 이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개성 속에 구현시켜 보았다. 수호전(水滸傳)에 나오는 모야차(母夜叉) 손이랑(孫二娘), 마운금시(摩雲金翅) 구붕(歐鵬)처럼 특이한 개성을 가진 인물을 창조하려고 노력했던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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