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어학회 사건 선고문
우자에 대한 치안유지법 위반 피의사건에 관하여 예심을 수행하여 종결, 결정한 것이 좌와 같음. 주문 피고인 이극로, 최현배, 이희승, 정인승, 이중화, 이우식, 김양수, 장현식, 김도연, 이인, 김법린 및 정태진에 대한 본건을 함흥 지방법원에 부침. 이유 민족운동의 한 가지 형태로서의 소위 어문운동은 민족고유의 어문의 정리, 통일, 보급을 도모하는 하나의 문화적 민족운동인 동시에 가장 심모원려를 포함한 민족독립 운동의 점진형태이다. 생각건대, 언어는 사람의 지적, 정신적인 것의 원천일 뿐 아니라, 사람의 의사, 감정을 표현하는 이외에 그 특성도 표현하는 것이므로, 민족고유의 언어는 민족 안에 있어서 의사의 소통은 물론 민족감정 및 민족의식을 빚어내어 이에 굳건한 민족의 결합을 성취시키며, 그것을 기록하는 민족고유의 글자가 있어서 이에 민족문화를 성립시키는 것이니, 민족적 특질은 그 어문을 통하여, 나아가서는 민족문화의 특수성을 파행시키고 향상 발전시키고, 그 고유문화에 대한 과시와 애착은 민족적 우월감을 생기게 하고, 그 단결을 일층 공고하게하여 그 민족은 활발히 발전하게 된다. 그러므로 민족고유의 어문의 소장은 그것이 곧 민족 자체의 소장에 관한 것이 되므로, 약소민족은 필사의 노력으로써 그것을 유지, 보전하기에 힘쓰며 아울러 그 발전을 꾀하여 방언의 표준어화, 문자의 통일과 보급을 희구하여 마지않는다. 그리하여 어문운동은 민족 고유문화의 쇠퇴를 방지할 뿐 아니라, 그 향상발전을 가져오게 하고, 문화의 향상은 민족 자체에 대하여 일층 굳센 반성적 의식을 불러일으키고, 강렬한 민족의식을 배양하여 약소민족에게 독립의 의욕을 용솟음치게 하며, 정치적 독립달성의 실력을 양성시키는 일이 되나니, 이러한 운동은 18세기 중엽이랴, 구라파 약소민족들이 반복하여 채용하여 큰 성과를 거둔 데에 비추어 볼 때에, 세계 민족운동사상에 가장 유력하고 또 효과적인 운동이라고 인정하기에 이르렀다. 그리하여 본건 조선어학회는 대정 8년 만세소요사건의 실패에 비추어 조선의 독립을 장래에 기약하는 데는 문화운동에 의하여 민족정신의 활기와 실력양성을 급무로 삼아서 대두된 소위 실력양성 운동이 그 출발의 꽃봉오리였음에 불구하고, 드디어 용두사미로 마쳐서, 그 본령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였더니, 그 뒤를 받들어 소화 6년(1932) 이래 피고인 이극로를 중심으로하여 문화운동 중 그 기초적 운동이 되는 위에서 말한 바, 어문운동의 방법을 취하여 그 이념으로써 지도이념을 삼아가지고, 겉으로는 문화운동의 가면을 쓰고 조선독립을 목적한 실력배양 단체로서 본건이 검거되기까지 10여년이나 오랜 동안 조선민족에 대하여 조선의 어문운동을 전개하여온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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