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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이 싫다 : 좀 지각했다고 시험보지 말라구요?

이상한 수능 시험

8시 40분 시험인데, 8시 11분에 오면 집으로 돌려보내는 미친 시험

대한민국은 참으로 신기한 나라다.

수능이란 시험이 대한민국 국민 자격 시험이라고 생각이 드는 것은 왜 일까? 대학에 못가면 인간 취급 못받는다... 수능 망치면 평생에 한이 된다... 인간처럼 살려면 재수, 3수, 4수도 불사할 수 있다... 정말 안타까운 현실이다.

모든 학생들을 국영수 실력으로 등급을 쪼개서 시험본다는 것도 짜증나는 일인데, 더 짜증나는 기사가 있다. 재수생이 늦게 도착해서 시험장에 들어가지 못했다는 기사다.

수능 시험은 8시 40분에 시작한다. 참 이른 시간이다. 다른 국가시험보다 훨씬 빠른 시간에 시험을 시작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질릴 정도로 많은 문항을 풀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일찍 시작했는데 오후 6시가 넘어야 시험이 끝난다.

시험은 8시 40분에 시작하는데, 입실 시간은 8시 10분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국가에서는 8시 10분에서 1초만 늦어도 돌려보낸다. 난 이 규정이 이해가 안된다.

8시 40분에 시험이 시작하는데, 8시 10분까지 입실하라는 것은 <권고 규정>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차가 막히거나 개인적인 일이 생겨서 8시 10분까지 못온 학생들은 8시 20분에, 혹은 8시 30분에 올 수 도 있다. 늦게 와서 주의사항을 못듣거나 마음의 준비를 못하는 것은 본인이 입는 피해이다.

본인이 입는 피해를 왜 국가에서 규정하려고 할까? 8시 15분에 도착하면 천재지변이라도 일어날까?

수능을 못본 학생이 불쌍하기도 하지만, 그 아래 달린 댓글들이 더 짜증난다.

수능같이 중요한 시험에 지각할 정도라면 문제가 있는 거라고... 준비성이 없냐고... 미리 고사장 확인 안했느냐고...

그건 아니다. 8시 40분 시험인데 8시 11분에 도착한 학생이 중요한 시험을 망칠 정도로 큰 잘못을 한 것인가? 설마 국가에서는 수십만 학생들 중에서 차가 막히거나, 피치못할 사정으로 1-2분 늦을 수 있는 학생이 있을 거라는 것을 예상하지 못할까?

더 한심한 건 중요하다는 시험일수록 더 규정을 철저히 해서 사람들에게 큰 피해를 준다는 점이다. 수능이나, 공무원 임용 시험, 행정고시, 사법고시 등은 정말 시간 엄수한다.

그런데, 그 외 국민들의 관심에서 좀 먼 시험은?

전혀 아니다. 공무원 진급 시험을 볼 때나 교원 임용시험을 볼 때 시험 시간 준수는 권고 사항일 뿐이다. 국가고시는 보통 9시에 시험을 보기 때문에 8시 30분(혹은 8시 20분)까지 입실하라고 한다. 하지만, 그건 시험보는 사람들의 편의를 생각해서 정해준 시간이다. 마음의 준비도 하고, 커피도 마시라는 시간이다.

시험 시작 전에만 들어오면 된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주지 않도록 조용히만 들어오면 되고, 주의사항을 못듣거나 해서 입는 피해는 개인의 피해이므로 다시 설명해주지 않는다.

왜 수능 시험에는 엄격하게 시간 제한을 하고 교문을 닫아 버리는 걸까? 난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수능이라는 시험을 개인의 미래를 결정할 정도로 큰 시험으로 만들어 놓고, 국가가 가혹하게 학생들의 미래를 내친다. 지각한 학생들이 10명이든, 100명이든 그들의 오랜 준비는 시작도 하지 전에 쫑난다.

학교에서 9시 수업인데, 8시까지 와서 미리 준비하고 있어라.. 라고 했다. 그런, 미리 수업을 준비하라는 것뿐이다. 그럼 일있어서 8시 50분에 온 학생은 집에 돌려 보내는가? 그게 학교인가?

지각한 학생은 한 두대 머리를 쥐어박긴 해도 그걸로 퇴학시키지 않는다. 8시까지 오라는 건 공고 사항이지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할 규정이 아니기 때문이다.

왜 우리 나라의 교육은 학생들이 원하지 않는 지식을 멋대로 머릿속에 넣어 버리곤, 그 지식을 평가받겠다는 학생들마저 말도 안되는 규칙으로 내치는가?

그 학생들이 1-2분 지각해서 다른 학생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논리는 도무지 말이 안된다. 규정 시간을 봐주면 조금 늦게 오는 학생들이 속출할 것이라는 논리도 말이 안된다.

1-2분 늦은 학생들이 <나 지각했어요>라고 광고하면서 들어올 것 같은가? 수능 시험에서?

규정 시간을 봐주면 학생들이 대거 지각한다고? 수능 같은 중요한 시험에 빠듯하게 8시 39분에 올 학생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혹시 또 몰라서 8시 10분으로 정한거 아닌가? 8시 10분은 시험 시작 시간이 아니다.

규정 시간을 철저하게 단속하지 않는 일반 국가 시험에서도 수험생들은 시험 시간보다 30분 정도 일찍 와서 기다린다. 본인의 시험을 망치기 위해 일부러 시간을 딱 맞춰 오는 바보는 없다.

수능에 미쳐서 국가와 학부모들이 너무 경직되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가?

8시 40분에 보는 시험인데, 8시 11분에 왔다고 학생을 버리는 국가 시험... 난 이 나라가 미쳐있다는 생각밖에는 들지 않는다. 시험이 20분도 더 남았는데 울면서 집으로 돌아가는 학생의 심정을 생각해 봤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