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게시판의 답변
2차 사료의 <주관성>과 3차 사료의 <중립성>에 대하여...
1. 질문 게시판의 답변입니다.... 에구... 제가 어딜 좀 다녀와서 이 글을 이제야 봤네요. 정신이 없었습니다. 일단 죄송하구요... 일단 1차사료는 당대의 자료를 통칭합니다. 예를 들면 <이순신>이 임진왜란 당시 활동했다면... 난중일기와 같은 일기, 전라도 수군의 회의록과 작전지침서, 명령서, 군 장졸들의 이야기를 남긴 이야기들, 당시 상황을 기리는 비석문, 정부의 대응지침서 등 당대의 모든 자료들이 1차 사료가 됩니다. 즉, 1차 사료는 당시 상황과 직접 관련된 이야기들을 칭하죠. 2차사료는 1차사료를 분석하여 상황을 합리적으로 재구성하거나, 나열한 것들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단군신화부터 삼국시대까지의 이야기를 고려시대에 정리한 <삼국사기>나 <삼국유사>는 고대사에 대한 2차 사료가 되겠지요. 하지만, 원사료가 없기 때문에 삼국사기나 삼국유사의 기록은 신빙성을 잘 따져서 활용해야 합니다. 그러나, 김부식이 살았던 고려 귀족사회를 연구하기 위해 삼국사기를 사료로 사용한다면, 그것은 고려시대에 작성된 현장 자료이기 때문에 1차 사료가 됩니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2차 사료는 대부분이 <학술 저서> 성격이 짙습니다. 학문적으로 당대를 연구하는 역사가들이 연구하려는 시대의 <1차사료>를 분석하여 내놓은 것이기 때문이지요. 따라서 역사학술지에서 볼 수 있는 <논문>이라던가 1차사료에 대한 <비평문>, 학회의 회의록, 1차 사료를 주관적인 관점에서 해석한 서적 같은 것들을 2차 사료로 볼 수 있습니다. 반면, 1차 사료를 단순히 옮겨 적거나 부연 설명, 어려운 용어 해설, 또는 한자어를 풀이해서 후대에 재편집한 사료도 2차 사료에 포함됩니다. 하지만, 단순히 원문을 옮겨적었거나, 유물의 사진을 묶어서 만든 경우에는 1차 사료와 차이점이 없는 경우이기 때문에 굳이 차이점을 따져 구분할 필요는 없습니다. 또, 1차 사료를 단순히 옮겨적은 경우에도 100% 객관적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예를 들어 조선 시대와 관련된 당대의 1차 자료들을 가지고, 연표와 연대기를 만든다고 할 때, 연표와 연대기의 내용들은 최대한 객관적인 2차 사료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연표에 들어갈 사건 중 중요한 사건을 고르고, 중요하지 않은 사건들을 삭제해서 일관성 있는 연표를 만드는 사람은 <역사가>입니다. 연표에 들어갈 사건들도 역사가의 필요에 의해 선택되고 삭제되기 때문에 어떤 <의도>와 <주관성>이 들어갈 수밖에 없죠. 그래서 2차 사료의 대부분은 <주관성>이 개입된다고 말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러한 연표, 연대기 등 1차 사료를 가공한 모든 자료들을 2차 사료로 분류할 수 있는 근거도 되구요. 2차 사료가 1차사료를 바탕으로 역사가들이 연구해서 분석한 <해석> 형식의 자료라면, 3차 사료는 2차 사료들을 일반인들이 보기 편하게 가공한 <참고서> 정도로 생각하면 됩니다. 대표적인 3차 사료의 예는 <교과서>입니다. 교과서는, 최대한 객관적인 입장에서 씌여진 것처럼 보이죠. 하지만, 학자들이 연구한 논문이나 각종 비평 등 주관적인 2차 사료들을 중립적으로 기술한 것이지, 교과서 자체가 역사적으로 있었던 일들을 모두 객관적으로 기술하는 것은 아니죠. 예를 들어 <백과사전, 역사사전>같은 것들도 3차 사료입니다. 백과사전은 당대 자료인 1차 사료들을 분석한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학자들이 1차 사료를 바탕으로 2차사료(논문, 저서)를 기술한 부분을 <중립적인 입장>에서 기술한 것이죠. 따라서, 백과사전이나 역사사전에 기술된 역사 용어나 사건에 대한 정의는 <2차 사료로서 기술된 주관적인 입장>들을 중립적으로 보기 쉽게 정리한 것입니다. 즉, 3차사료인 사전이나 교과서, 편람 등은 역사적 사건들을 <객관적으로 서술한 것>이 아니라, 역사적 사건을 주관적으로 분석한 2차 사료들을 <중립적인 입장에서 서술하거나 나열, 설명한 것>입니다. 따라서, 3차 사료는 흔히 객관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절대 객관적이지 않습니다. 단지, 주관적인 여러 자료들을 <중립적인 입장>에서 재배열한 것이죠. <2차 사료는 전문가의 눈으로, 3차 사료는 비전문가의 눈으로 기술한다>는 말은 이러한 차이점을 역설적으로 설명한 것입니다. 또, <포스트모던적적 읽기, 비판적 자료 읽기>라는 말은 <2차 사료>를 비판한다는 것과 가장 근접한 말입니다. 단순히 쉽게 설명하자면, 원사료(1차 사료)를 바탕으로 작성한 자료들은 2차 사료이고, 주관적인 입장을 가진 2차 사료들을 다시 재편집해서 서술한 것이 <3차 사료>입니다. 물론, 3차사료도 2차 사료를 그대로 편집없이 서술해놓은 경우가 있습니다. 이 경우는 위에서 설명한 것과 같이 2차사료인지, 3차사료인지 구분하기가 모호하기 때문에 굳이 구별할 필요가 없습니다. 2차 사료들의 문구를 그대로 <인용>해서 편집한 지침서인 경우 3차 사료로 판단하지만, 2차 사료와 별반 차이가 없거든요. (1, 2, 3차 사료로 구분짓는 것은 편의상 그렇게 하는 것이지 무슨 법칙을 만들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걸 어느 기준에 맞출지를 가지고 고민할 필요가 없습니다.) 사료라는 것 자체가 역사를 연구하거나 바라보는 사람들의 필요에 의해 <사료로 가치있다>고 판단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료>의 중심은 항상 역사가의 <저작>과 관련있는 <2차 사료>입니다. 일반인들은 1차 사료를 만나보는 일도 드물고, 그것을 분석하고 해석하는 일 자체가 난해하죠. 따라서, 역사가들이 분석하고, 자신의 관점에서 해석한 <2차 사료>가 역사 독자들이 접하는 대부분의 사료들이고, 그것조차 어려운 논문이나 비평문으로 만들어져 있다면, 알기 쉽게 중립적으로 해설한 3차 사료, 즉 참고서나 교과서를 보는 것이 역사를 접근하는 가장 쉬운 방법일 것입니다. 중요한 점은, 3차 사료인 참고서나 교과서가 마치 진리를 객관적으로 서술한 것 처럼 씌여져 있기 때문에, 독자들이 3차 사료만 가지고, 거짓과 참을 구분한다던가 다른 의견을 내놓기가 어렵죠. 밀 그대로 <교과서>니깐, 그냥 당연히 배우고, 외우고, 진리로서 받아들인다.... 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역사적 사고력을 키우기 위해 사료를 본다면, <1차 사료(원사료)>를 가지고 당대의 상황을 추론한다던가, <2차 사료>를 가지고 비판적으로 자료를 읽는 방법이 3차 사료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것보다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