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가메시 이야기
1. 개관 그리스의 《오디세이아》에 비할 만한 이야기입니다. 주인공 길가메시는 수메르 ·바빌로니아 등 고대 동양 여러 민족 사이에 알려진 전설적 영웅으로, 수메르의 자료에 의하면 우루크 제1왕조 제5대 왕이었으나 뒤에는 전설적인 인물이 되어, 옛 이야기의 미술작품에도 가끔 나타나고 있습니다. 《길가메시 서사시》는 BC 2000년경에 이룩된 것이라 하는데 각기 시대가 다른 별도의 이야기들을 한 사람의 인물인 길가메시에 통일시킨 것이죠. 오늘날에는 주로 BC 7세기 니네베의 아슈르바니팔 왕궁 서고에서 출토된, 12개의 점토서판이 그 전거가 되는데, 1862년에 영국의 조지 스미스가 이 서판의 내용을 공표함으로써 전세계에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여기서는 길가메시는 반신반인의 영웅으로 폭군이 되어 있네요. 2. 길가메시 이야기의 줄거리 여신 아루루가 괴물 엔키두를 보냈지만 두 사람은 싸움 끝에 친구가 됩니다. 두 사람은 숲속의 괴물 훔바바를 치러 함께 떠나 이를 무찌르게되죠. 다음에 엔키두는 하늘의 황소까지 죽여 버리는데 그 죄과로 하늘로부터 죽음의 벌을 받는다는 이야기입니다. 즉 이 이야기에는 2/3는 신이고, 1/3은 인간인 태양거인이 나오는가 하면, 여러 신화적 괴물도 등장합니다. 또한 방황에 대한 구조라던가 설정 등은 웬지 그리스적인 신화 냄새가 많이 납니다. 이러한 방황을 극복하는 영웅이라던가, 어쩔 수 없는 운명에 저항하지만 좌절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모습... 특히 많은 사람들이 이 이야기를 <헤라클레스 신화>의 전편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어떤 이들을 이 점을 들어 구약성경은 하느님을 말씀이 아니라 오리엔트 고대 민족의 잡설을 모아놓은 옛 이야기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어느 성인의 이야기이든, 어떤 성스런 책의 이야기이든 인간이 살아가는 세상의 이야기가 섞여있는 이상 그 지역 역사의 배경이 들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불경은 인도의 청동기 시대 소왕국들의 싸움이야기, 성경은 헤브라이 민족과 주변민족의 전쟁사, 춘추와 전국책은 중국 혼란기의 정치이야기로만 파악하려 한다면 종교는 설 자리를 잃습니다. 역사는 종교의 영역과 대립해서는 실제 사회적인 상황과 의미를 파악할 수 없습니다. 종교는 종교로서 믿음을 갖는 갖고 살아가는 게 좋을 듯 싶네요. 3. 길가메시 중에 한 부분 소개 우르크의 왕이자 영웅인 길가메시는 친구의 죽음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그는 영생을 찾아 광야를 헤메는 나날을 보낸다. 어느 날 우연히 만난 보잘 것 없는 여인이 거지꼴의 그를 보고 충고를 하였다. <길가메시여, 당신은 생명을 찾을 수 없을 것입니다. 신들이 인간을 만들 때 인간에게 죽음도 함께 붙여 주었지요. 생명만은 그들이 보살피도록 남겨 두었습니다. 좋은 음식으로 배를 채우십시오. 밤낮으로 춤추며 즐기십시오. 잔치를 벌이고 기뻐하십시오. 깨끗한 옷을 입고 물로 목욕하며 당신 손을 잡아줄 자식을 낳고 아내를 당신 품안에 꼬옥 품어주세요. 왜나하면 이것또한 인간의 운명이니까요.> |
길가메시에 대한 요약
책은 총 1장에서 7장까지 구성되어 있고 뒷부분에는 이 서사시의 가치에 대해 열거해 놓았다.
1장에선 길가메시가 엔키두와 만나서 형제를 맺는 부분이다. 수메르인들의 도시국가 우루크에는 길가메시라는 자가 왕이 되어 폭정을 행하고 있었다. 그의 횡포에 견디다 못한 백성들은 신에게 호소했고, 신들은 그를 징벌하기 위해 엔키두라는 용사를 지상에 내려보냈다. 문명상태가 아닌 자연적인 상태에서 엔키두는 생활하다가 자랐다. 그러다가 엔키두를 길가메시에게 데리고 가려고 쾌락의 아이 창녀가 등장하고 이 창녀는 엔키두를 유혹하여 길가메시에게 데려간다. 길가메시와 엔키두는 격렬하게 싸웠으나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지쳐서 쓰러졌다. 후에 길가메시가 훔바바를 물리치러갈 때 엔키두는 동료로써 헌신을 다하고 용감한 동반자가 된다. 이 두 사람의 만남이 이 작품에서 중요한 부분중의 하나이다.
2장에선 길가메시와 엔키두가 난폭한 거인 훔바바를 처치하기 위해 거대한 도끼를 만들고 숲속으로 여행을 떠난다. 여기서 감상포인트는 영웅주의와 우월사상이다. 너무 자신에 찬 나머지 길가메시는 계속해서 나아간다. 그리고 신들에게 고하며 힘을 달라고 외친다. 여기서 거인 훔바바를 물리치러 가는 과정을 표현했는데 다른 장보다 과장도가 심하다. 결국 길가메시와 엔키두의 합작으로 훔바바를 죽이는데 성공한다. 이 부분은 서사시에 등장하는 과장된 표현을 이해해가며 읽어야 책의 내용을 아는데 도움이 된다.
3장은 이시타르가 길가메시에게 청혼을 하였지만 길가메시는 받아들이기는커녕 오히려 이시타르를 조롱한다. 이에 분개한 이시타르는 아버지 아누에게 하늘황소를 내게 하도록 요청하였다. 하늘의 황소가 내려와서 사람을 죽이자 엔키두는 앞에서 싸웠고 길가메시와 둘이서 황소를 죽였다. 황소의 심장을 꺼내어 태양신에게 바쳤다. 이쉬타르는 곡꾼으로 변장하고 우루크에 내려와 길가메시를 저주했다. 엔키두가 그녀의 저주 소리를 듣고 황소의 넓적다리를 뜯어 그녀의 얼굴에 던졌다. 길가메시와 엔키두는 황소 뿔들을 어깨에 매고 우루크로 돌아왔다. 그러나 이건 대반란이었다. 인간이 신을 모독한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큰 신들이 회의를 하게되고 하늘의 황소를 죽인 자를 처형해야 한다고 결정한다. 엔키두를 죽이고 길가메시는 죽이지 말라고 판정을 내렸다. 이 부분에서 엔키두는 죽음의 환상을 보았는데 이는 바빌로니아인들의 사후세계의 관념을 볼 수가 있다. 이렇게 해서 엔키두는 서서히 죽어갔다. 엔키두가 죽자 길가메시는 깊은 슬픔에 빠졌다. 가장 친한 친구를 보내야 하는 현실이 싫어졌고 믿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세계에서는 어떠한 사람이건 간에 죽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을 글에서 알려주고 있다. 엔키두는 곧 아프게 되고 어둠의 천둥새가 그를 덮는다. 길가메시는 엔키두 때문에 슬퍼한다. 길가메시는 언덕을 방황한다.
4장은 길가메시가 영원한 생명을 찾아서 여행을 떠나는 부분이다. 영원한 생명을 가진 우투나피시팀을 찾아가면서 겪는 여러 가지 일들이다. 여행을 가면서 만난 사람들이 그를 말렸지만 길가메시의 의지를 꺽지는 못했다. 여행 중에 술 만드는 여인을 만나고 뱃사공 우르샤나비를 만나 우투나피시팀이 있는 머나먼 곳에 도착한다. 그 곳에서 길가메시는 영원한 생명을 찾는 방법을 물었다. 그러자 우투나피시팀은 영구 불변하는 건 없으며 신은 인간에게 삶과 죽음을 주었으나 죽음의 날짜에 대해선 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5장은 유명한 홍수이야기이다. 먼 옛날에 신들이 슈루파라는 고대도시를 대홍수로 멸망시켰다. 그러나 '에아'신에게서 미리 경고를 받은 우트나피쉬팀은 거대한 방주를 만들어서 간신히 살아남을 수 있었다. 인류를 멸망시킨 것을 후회하고 있던 신들은 다시 희생제물을 바친 우트나피쉬팀의 신실함과 정성을 인정하여 그에게 영생을 선물로 주었다. 사람들은 대홍수가 일어난다고 했건만 그리 크게 받아들이지 않고 그에 대한 대비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아무런 대비를 하지 않은 사람들은 결국 홍수에 휩쓸려 사라지고 말았다.
6장은 우트나피쉬팀이 신들의 비밀 하나를 길가메시에게 알려주는 부분이다. 길가메시는 바다 속에 인간을 젊게 만드는 식물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길가메시는 다시 그 바다 속으로 가 드디어 그 식물을 구했다. 그러나 돌아오는 길에 어느 샘가에서 목욕을 하던 중 뱀이 나타나 그 식물을 먹어 버렸다. 결국 길가메시는 자신의 허망한 삶을 한탄하며 고향으로 돌아와 죽는다. 영원한 생명을 찾기 위해서 길을 떠났던 그의 모험과 여행도 그렇게 해서 막을 내렸다. 운명의 끝은 죽음임을 인정하고 돌아온 그를 우리는 비극적 영웅이라 불렀다.
7장은 길가메시의 죽음에 관한 부분이다. 다른 부분들은 내용이 많은데 비해 이 부분은 길가메시가 여행에서 돌아와 살다가 그냥 허무하게 죽었다는게 내용의 끝이다. 그만큼 죽음의 허무함을 빗대어 기록한 것이다. 비록 길가메시는 죽었지만 그의 이름은 영원히 설화에 남겨질 것이다.
길가메시의 죽음으로 책의 내용이 모두 끝난건 아니다. 뒷부분엔 이 서사시에 대해 역사적 배경, 문학적 배경, 주인공, 신들에 대해 열거해 놓았다. 이 부분은 이 서사시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는 부분이다. 특히 영국 대영박물관의 조지 스미스라는 청년이 평생을 바쳐 연구하여 밝힌 '길가메시 에픽'에 관한 기록에는 길가메시에 대해 자세히 열거해 놓았다. 내용은 수메르인의 설형문자 점토판에서 발견된 놀라운 사실중의 하나가 그 내용이 성경의 노아의 홍수 이야기와 내용이 거의 같다는 것이다. 인류 최초의 문명의 기록에 노아의 홍수 사건 기록이 나온다는 것인데, 이는 인류 최초의 문명 이전에 분명 노아의 홍수 사건이 있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수메르 문명이 홍수 이후에 생겨난 문명임을 알 수 있게 해 준다.
길가메시 서사시의 특징
(1) 가장 오래된 서사시
우르(Ur), 우루크(Uruk), 바빌론 유적 등은 메소포타미아 문명4)의 핵이다. 5천년의 역사를 이어온 원주민 마단(madan)이 태어난 곳이고, 아시리안, 수메리안, 바빌로니안 제국의 터전이었다. 성서 속 아브라함은 고향 갈데아의 우르에서 출발해 흙탕물이 흐르는 유프라테스강을 거슬러올라가 바빌론에 이른다. 우루크는 4500년 전 길가메시 서사시의 탄생지다. 길가메시는 그리스의 <오디세이>에 비할 만한 서사시로,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도시 기록서다. 여기에는 우루크에서 일어난 홍수뿐 아니라 바빌로니아의 노아 대홍수도 묘사되어 있다. 길가메시는 우루크의 왕이었는데 뒤에 길가메시 영웅시의 주인공으로 그려지면서 반신반인(半神半人)으로 묘사되었다.
(2) 과장된 표현
서사시는 이다. 이런 특징들로 인해 이 책에서도 영웅주의를 묘사하고 있으며 영웅인 길가메시를 과장되게 표현하고 있다. 언제나 모든 싸움에서 이기고 상대할 적수가 없다고 표현해놓았다. 스포츠로 말하면 백전백승, 무패가도를 달리는 선수인 것이다. 또 책에 등장하는 여러 신들도 과장된 표현이 많다. 현실성과는 약간 동 떨어진다. 그러나 이런 표현들은 서사시의 축을 이루는 중요한 부분이며 과장된 표현을 통해 영웅을 부각시키게 된다.
(3) 탄생설화의 부존재
책을 아무리 뒤져봐도 길가메시의 어린 시절부분은 나오지 않는다. 이것 역시 이 책의 독특한 특징으로 볼 수 있다. 보통 다른 설화를 보면 주인공이 성장하면서 거친 과정을 설명해 놓았지만 이 서사시는 길가메시가 엔키두와 만나는 것이 처음으로 등장한다. 그만큼 길가메시를 다른 위대한 인물과는 차별화 된 효과로 부각시키고 있다.
길가메시 서사시가 주는 교훈
(1) 진정한 우정
길가메시는 엔키두와의 만남이다. 둘은 처음엔 적대관계였지만 우륵에서 씨름을 계기로 둘도 없는 죽마고우가 된다. 그리고 엔키두가 가르쳐 준 숲속의 정보를 가지고 둘은 숲속의 악당 훔바바를 물리치러간다. 만약 엔키두가 없었다면 길가메시는 훔바바를 물리치지 못했을 수도 있었다. 훔바바를 물리친 건 길가메시지만 더 큰 공로는 엔키두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훔바바를 죽이고 이시타르의 분노로 인해 신들의 회의에 의해 엔키두는 죽어갔다. 엔키두의 죽음에 대해 길가메시는 한동안 방황과 허무함을 맛보았다. 사실 우리 자신이 가장 친한 친구가 죽었어도 사정은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그 비통함이란 이루말할 수 없을 것이다. 얼마나 친구의 죽음을 받아들이기가 힘들었으면 우트나피쉬팀을 찾아가 영생의 방법을 물어야 했을까? 정말 진정한 우정이란 이거구나 하는 가슴 찡한 부분이 아닐 수 없었다. 이런 친구를 한명 정도는 사귀는 게 좋을 것이다.
(2) 지나친 행동에 대한 경계
엔키두의 죽음은 엔키두의 지나친 행동에서 비롯되었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엔키두는 악의 상징인 훔바바를 물리치러 갔을 때 길가메시는 훔바바에게 약간 동정의 마음이 있었건만 엔키두는 사정 없이 그를 처치했다. 또한 이시타르에게도 심한 모욕감을 주어 그녀를 노하게 만들었다. 결국 그는 신들의 회의에 의해 죽음의 길을 밟게 되었다. 고사성어 중에도 과유불급이라고 있다. 지나침은 모자람것만 못하다는 뜻이다.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어떤 일을 너무 과하게 하면 탈이 나듯이 적당히 정도를 지켜서 해야함을 일깨워 주고 있다.
(3) 삶과 죽음의 길
이 서사시의 가장 핵심이 되는 단어중의 하나가 삶과 죽음이다. 위에서도 언급이 되었지만 친구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길가메시 그리고 영생을 찾아가는 이야기 전개상 죽음이 이 책의 중요한 포인트라는 것을 일러주고 있다. 과연 인간이 죽지 않고 평생토록 계속 살 수 있는 길이 있을까? 불로초를 먹었다는 진시황도 죽었고 진귀한 음식을 먹은 사람도 100살을 넘기지 못하고 죽는 경우가 허다하다. 가장 위대한 왕도 죽을 때는 평범한 인간일 수밖에 없다. 죽음을 두려워한다면 그 사람 자신은 오히려 자기가 살아갈 수 있는 시간보다 더 빨리 죽음의 세계로 갈 수 있다. 진정한 삶이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부끄럽지 않은 인생을 살다가 죽는 것이다. 이 책은 죽음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4) 유비무환의 자세
홍수이야기에서 본 것처럼 당시 인간들은 대홍수가 일어난다고 했건만 그에 대비하지 않고 그냥 지냈다. 그러다가 홍수가 일어나기 전에 방주를 만들어 홍수에 대비한 사람들은 살아났지만 나머지 사람들은 홍수에 떠내려갔다. 사실 우리 사회에서도 유비무환으로 큰 사고를 막을 길이 있었지만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는 대비하지 않는다. 대표적인 예로 씨랜드 사건, 성수대교 붕괴, 천안 초등축구부화재 등이 있다. 위 사건은 미리 대비하고 방지만 했더라도 대형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 근데 우리는 꼭 일이 터지고 나서 사고 수습하기 바쁘지 대비하는 모습은 좀처럼 보기 힘들다. 그리고 사고가 발생하고 한, 두달정도 심각하게 받아들이다가 그 다음부턴 무의미해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러다간 대형사고는 계속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정말 유비무환을 교훈 삼아서 큰 사고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여야겠다.
(5) 남녀간의 사랑 그리고 성욕
이성에 대한 관심과 더불어 이성과 사귀고 싶어하는 것, 더 나아가 육체적으로 접촉하고 싶은 욕구들을 포함해 성욕이라고 한다. 성욕은 성적 자극을 받게 되면 성적 욕망이 생기는데 이러한 성적 욕망을 일컫는 말이기도 하다. 책 앞부분에 창녀가 엔키두를 유혹하여 우르크로 데려가는 부분이 나온다. 비록 이때 창녀는 현재 우리가 아는 창녀의 개념이 아닌 여신의 개념이지만 여자가 남자를 유혹했다는 점에서 성욕이 일어나는 것은 인간에게 있어서는 당연히 생기는 현상이다.
유사이래 남녀간의 사랑은 끊임없이 소설의 주제가 되고 영화화되고 인류최대의 관심사이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남녀관계는 끊을래야 끊을 수 없는 문제이다. 또 여자가 남자에게 버림받고 복수를 하는 부분도 이시타르를 통해 보여지고 있다. 아무튼 남녀간의 관계는 애매하면서도 필요악적인 존재로 현재도 존재하고 있다.
(6)인간의 자연적인 모습과 타락된 모습
엔키두가 동물과 지내다가 여신을 만나면서 점점 타락해 가는 모습은 우리의 문명세계를 대변해주고 있다. 원초적 세계에서 문명사회로의 전환은 인간을 점점 타락하게 만들었고 이 내용이 엔키두가 대변해주고 있다.
인류가 남긴 가장 오래된 이야기는 죽음은 누구나 피할 수 없다는 사실이며, 인간의 궁극적 관심은 어떻게 이 죽음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5000년 전에 만들어진 이 서사시는 그때나 지금이나 죽음이 여전히 인간의 거부할 수 없는 숙명임을 되새겨 보게 한다. 절대 권력을 누린 인간이나 평범한 인간이나 죽음은 피할 수 없다. 즉, 죽음은 그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하늘의 법칙이다.
삶과 죽음이라는 문제는 인류가 생긴 이래 지금까지 수많은 종교, 철학, 문학 작품의 주제가 되어 왔다. 이 가운데 고대 수메르인들의 기록인 길가메시 서사시는 장엄한 영웅의 이야기 속에 인간의 슬픈 운명을 노래한 인류 최초의 서사시로 알려지고 있다. 이 서사시가 단지 과거에 존재했던 설화의 내용으로 끝나는게 아니라 인생전반의 여러 문제를 심도 있게 열거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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