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사라는 말의 어원
- 한자에서의 <歷>과 독일어에서의 <Geschichite>를 보면 역사는 과거에 있었던 사실이라는 측면을 강조하고 있음을 알 수가 있다. 즉, <사실로서의 역사>를 뜻하는 객과적 의미의 역사를 강조한 것이다.
- 반면, 한자의 <史>와 그리스어에서의 <Historia>는 <조사되어 기록된 과거>를 강조한 말이다. 이것은 곧, <기록으로서의 역사>를 보다 더 강조하는 주관적 측면의 역사로 볼 수 있다.
----- 동양과 서양의 역사 인식에 있어서 차이점
- 동양에서는 역사를 사관이 기록한 기록물로서 주체성을 가지고 있다고 보았다. 즉, 그 사료를 연구하는 연구자가 자의적으로 해석을 하지 못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였으며, 원전에 충실히 인용하도록 하였다.
우리나라에서도 중세 유교 사관에 다음과 같은 원칙들이 있었다고 한다. 1. 역사는 유학에 종속되는 것으로서 이데올로기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아 역사에는 정치적 교훈이 있다고 보았다. 2. 원전은 그대로 인용만 하고, 해석은 밑에 따로 달아 원전과 해석을 달리 적는 형식으로 작성하였다. 3. 실제 증거가 불충분한 사실은 해석하지 않고 삭제하였다. 4. 미신, 신화와 같은 이야기는 실제 역사로 간주하지 않았다.
동양의 사관을 보면 고통적으로 다음과 같은 특징들을 살펴볼 수 있다. 1. 감계주의(鑑戒主義) : 역사는 과거를 비추는 거울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그것을 거울로 삼아 인간의 행동을 비추어 선악을 판단할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즉, 역사에서는 교훈을 얻을 수 있으며, 그것을 군주의 통치에 인용할 수 있다고 보아 군주는 덕을 가진 사람이여야 함을 주장하였다.
2. 상고주의(尙古主義) : 옛 날을 이상적인 시대로 생각하여, 옛 날의 아름다운 시대로 돌아가자고 하는 사상이다. 유가사상에서는 특히, 옛 날 태평 시대인 요순시대라던가, 주나라의 주공시대를 이상적인 평화시대로 보고 있는데, 이러한 사회로 돌아가기 위하여 옛 시대의 장점을 본받자는 주장이다.
- 서양의 역사는 역사가의 주관적인 서술을 중심으로 역사를 서술하였다. 즉 <조사되어 기록된 과거>라는 <주관적 의미의 역사>를 보다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1. 고대 그리스인들은 자연이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반복하듯, 역사 또한 그 안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행동이 비슷하게 반복되어 간다고 믿었다. 투키디네스라는 역사가는 <역사는 반복되어 비슷한 사건이 또 다시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항상 기록하고 그 의의를 살펴야 한다>라고 믿었다. 즉, 고대 서양의 역사는 순환론적인 역사관을 가지고 있었다.
2. 이러한 순환론적인 역사관이 목적성을 가진 목적론적인 역사관으로 바뀌게 된 것은 <신국론>이 등장하면서 부터이다. 로마 제정 시대에 사람들은 로마에 위기가 닥치면 <크리스트교 인>들이 원흉이라고 보고 그들을 원망하였는데, 아우구스티누스는 <신국론>이라는 책에서, <크리스트교인>들은 잘못이 없으며, 역사는 하느님의 나라로 향해가는 과정이므로 종착역이 있는 것이라고 말하였다. 즉, 역사는 순환적인 것이 아니라 뚜렸한 목표가 있으며, 그 종말은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목적이 있는 일직선적 사관은 중세 이후 많은 역사가들에게 영향을 준다.
3. 이후 역사가들은 각자 <사관>이라는 것을 제시하고, 역사에 대한 인식을 강조하게 되었다. 헤겔은 역사란 <이성과 반이성의 상호작용 : 정과 반과 합의 작용>이라고 말하면서 역사의 발전론을 제시하였고, 마르크스는 이러한 역사발전론에 역사종말론을 더하여, 고대에서부터 필연적으로 비롯되어지는 역사의 전개과정을 정리하였다. 마르크스가 정리한 마지막 역사의 종착역은 자본주의가 망하면서 탄생하는 <공산주의 사회>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