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운동 - 조선 독립의 서(한용운)

3.1 운동 - 조선 독립의 서

조선 독립의 서 자유는 만유의 생명이요, 평화는 인생의 행복이라. 고로 자유가 없는 사람은 사해(죽은 해골)와 같고, 평화가 없는 자는 가장 고통스러운지라. 행인지 불행인지 18세기 이후의 국가주의는 실로 전세계를 풍미하여 등분의 절정에 제국주의와 그 행실의 수단, 즉 군국주의를 산출함에 이르러 소위 우승열패 약육강식 학설은 가장 참된 불변의 금과옥조로 인식되어 살벌, 강탈, 혹 민족적 전쟁은 자못 그칠 날이 없으며 혹 몇 천년의 역사국을 폐허로 만들며 몇십만의 생명을 희생하는 일이 지구를 둘러 없는 곳이 없으니, 전세계를 대표할 만한 군국주의는 서양에 독일이 있고 동양에 일본이 있도다. 그러나 소위 강자, 즉 침략국은 군함과 철포만 많으면 자국의 야심수심을 채우기 위하여 불인도 멸정의 쟁탈을 행하면서도 그 이유를 설명함에는 세계 혹 국부의 평화를 위한다든지 하는 등 자기 기인의 망어를 농하여 엄연히 정의의 천사국으로 자거하나니, 예를 들면 일본이 폭력으로 조선을 합병하고 2천만 민족을 노예로 대하면서도 조선을 합병함은 동양 평화를 위함이요, 조신 민족의 안녕 행복을 위함이라 운운함이 이것이라. 오라 미증유의 구주 전쟁과 기괴불사의(괴상한)의 독일 혁명은 19세기 이전의 군국주의 침략주의의 전별회가 되는 동시에 20세기 이후의 정의, 인도적 평화주의의 개막이 되어 카이젤의 실패가 군국주의적 각국의 투상에 통봉을 내리고 윌슨의 강화 기초 조건이 각 영토의 고사에 춘풍을 전하매 침략국의 압박하에서 음미하는 민족은 하늘을 날을 기세와 바다를 가를 세력으로 독립 자결을 위하여 분투하게 되었으니, 폴란드의 독립 선언이 이것이며 체코의 독립이 이것이며 아일랜드의 독립 선언이 이것이며, 조선의 독립 선언이 이것이라. 각 민족의 독립 자결은 자존심의 본능미며 세계의 대세이며, 신명(천지신령)의 찬동이며 전인류의 미래 행운의 원천이라. 누가 이를 제하며 누가 이를 방하리요? 한용운 전집

이 글은 3. 1운동에 대해 체계적으로 운동 정신을 표방한 글입니다. 기미독립선언문은 너무 추상적이여서 한용운은 기미독립선언문을 발표할 때 공약 3장이라는 글을 다시 발표하였습니다. 기미독립선언문은 사회진화론에 바탕을 둔 문명개화론의 한계를 극복하긴 하였지만, 너무 추상적이었다고 합니다. 한용운은 이 조선독립의 서를 통하여 <민족자결의 원칙>에 입각한 독립의 노선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려고 하였습니다. 이 글의 주장은 일본의 제국주의를 사회진화론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침략주의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즉, 각 민족은 민족자결을 통하여 독립의지를 분명히 해야 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http://historia.tistory.com 역사전문블로그 히스토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