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시대에 대한 시대구분 - 삼국사기와 삼국유사
신라시대에 대한 시대구분을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의 관점에서 간략히 비교해보겠습니다. 1. 삼국사기의 신라 시대구분 김부식의 삼국사기에서는 신라시대에 대한 시대구분을 철저히 <정치세력의 변동>이라는 관점에서 기술하고 있습니다. 삼국사기는 신라 중심적인 사관이 상당히 강한 책입니다. 또한 김부식 1인의 저서가 아니라 역사가 12인이 고려시대의 유교적 정체성 회복이라는 일관된 관점에서 저술된 책입니다. 김부식은 그 책임자였죠. 따라서 삼국사기는 고려시대의 사회적 모순을 신라시대 역사를 유교적 사관에서 합리적으로 저술함으로서 위기를 극복하려는 역사적 사명을 가지고 있는 책이었습니다. 삼국사기는 삼국시대를 <정치과정의 중앙집권화>라는 입장에서 서술하였습니다. 즉, 신라라는 나라가 어떻게 국가체계를 잡고 있으며, 언제부터 중앙집권체제가 이루어졌으며, 통일 후 전제왕권이 어떻게 정비되어 신라가 발전하였는지를 시대구분의 기본틀로 상정하였습니다. 이러한 전제왕권적인 신라의 절정기가 귀족연립세력에 의하여 약해지면서 고려시대로 넘어왔고, 고려시대는 좀더 진보적인 세력이 정치적 실권을 잡았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삼국사기에서는 신라 통일을 기점으로 신라 고대, 신라 중대를 나누고 있습니다. 고대는 신라가 통일의 기반을 마련하고 중앙집권화 하는 과정을 설명합니다. 신라건국에서의 특징을 신화적인 부분을 가미해서 설명하지만, 지증왕 이후의 신라 역사는 상당히 합리적인 부분을 강조하려고 노력합니다. 지증왕, 법흥왕, 진흥왕으로 이어지는 신라의 중앙집권과정을 강조하고, 신라 삼국통일의 당위성을 많이 설명하려고 노력합니다. 신라 중대는 <무열왕>의 즉위로 신라 정치 세력이 바뀐 것을 기점으로 합니다. 역시 유교사관의 영향으로 상당히 합리적으로 서술하려고 노력합니다. 무열왕의 즉위는 최초로 진골 계통의 무열계가 왕권을 잡아 통일 후 전제왕권의 기반을 잡은 사건의 발단입니다. 신라 하대는 <무열왕계>가 약화되고, 진골간의 상호 항쟁이 있던 선덕왕 대를 기점으로 합니다. 삼국사기에서는 상대등이었던 김양상이 왕에 등극하면서 실력자가 왕에 등극하는 현상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특히 <무열왕계>에 도전하여 <범내물왕계>를 성립한 선덕왕 이후의 왕권에 주목하면서, 이러한 지배층의 분열이 곧 신라 하대의 골품제적 모순을 가져왔다고 보고 있는 듯 합니다. 2. 삼국유사의 신라 시대 구분 삼국유사에서는 삼국사기와는 좀 다른 시대구분을 사용합니다. 삼국유사는 일단 <유사>라는 용어 자체가 <부족한 부분을 메운다>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삼국사기가 정사로서 <사기>로 기록한다는 의미라면, 삼국유사는 <유사>로서 <보충한다>는 뜻이지요. 삼국유사를 쓴 일연 역시 기본적으로는 신라 중심 사관을지지합니다. 단, 일연이 스님이었던 만큼, 유교사관에서 빠진 <신화적, 설화적, 불교적> 내용들을 많이 보충하였습니다. 삼국유사는 시대구분 자체도 <유교적인 정치사적 관점>보다는 <불교사적 관점>에서 시대를 구분합니다. 삼국유사는 신라의 발전과정을 <왕명>의 변화로서 설명합니다. 즉, 초기 신라에서는 <고유한 왕명>을 사용했는데, 법흥왕 때 <불교식 왕명>을 사용하고, 무열왕 때 <중국식 시호>를 사용했다는 점에 주의합니다. 신라 초기는 불교라는 신라사회의 중요한 키워드가 도입되지 않았던 시기였습니다. 따라서 왕명 역시 불교와는 관계없이 왕권 성장에 따라 변화하고 있습니다. 즉, 거서간, 차차웅, 이사금, 마립간, 왕이라는 칭호로 발전하면서 신라 사회가 불교를 받아들이고, <중앙집권화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시기입니다. 신라 중기는 이러한 사회적 기반이 완성되면서 왕권 강화에 이용될 수 있는 불교, 율령 등이 정비됩니다. 불교, 율령을 정비하고 불교식 왕명을 사용하면서 왕즉불(왕이 곧 부처이다) 사상으로 국가를 통합한 왕이 곧, 법흥왕입니다. 법흥왕 때부터 신라 통일기까지의 <중앙집권화 과정>을 중기로 설정하고 있습니다. 신라 후기는 삼국통일을 하면서 중국식 시호를 사용하고, 왕권이 강화되었으며, 불교가 왕법과 점차 분리되어 고유한 불법을 유지하는 시기인 <무열왕> 때로 설정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절대적인 왕권이 확립되어 <중앙집권화가 완성>되었고, 국가체제가 완비된 것을 키워드로 합니다. 삼국사기와 삼국유사는 이렇게 시대를 바로보는 관점 자체가 다릅니다. 따라서 삼국사기와 삼국유사를 비교하여 읽을 때에는 그 책이 어떤 관점에서 어떤 시기, 어떤 내용을 강조하고 있는지 생각하면서 보면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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