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사 이야기 15 - 가마쿠라 막부를 타도하라!
1. 가마쿠라 막부의 쇠퇴 이번 장에서 다룰 내용은 가마쿠라 막부의 붕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가마쿠라 막부가 무너진 교과서적인 이야기는 지난 장까지 대부분 이야기 했네요. 미나모토노 요리토모의 가문이 막부를 세웠지만, 요리토모가 갑자기 죽으면서 그 실권은 가장 유력한 호족 가문인 호죠씨에게 넘어갔고, 호죠씨가 막부를 대신하여 가마쿠라 막부를 이끌어 갔습니다. 실제 가마쿠라 막부의 중요한 알짜배기 시절은 모두 호죠씨의 시대였죠. 차라지 호죠 정권이라고 불러도 될만큼 호죠 가문은 막강했습니다. 가마쿠라 막부의 권력 구조는 이렇게 볼 수도 있겠네요. 형식적인 최고 권력자 천황 - 실제 권력을 가진 쇼군(미나모토노 막부) - 쇼군을 좌지우지하는 고케닌 가문인 호죠씨 - 호죠씨와 함께 연합정권을 구성했던 유력 가문들.... 그러나, 호죠씨의 독재 시절은 천황의 입장에서 무척 불쾌한 것이었습니다. 막부가 실세도 아니고 막부 뒤에서 일개 신하 가문이 권력을 좌지우지 했으니까요. 거기에 몽골(원나라)의 1,2차 침입으로 민심이 흉흉하고, 몽골 전쟁에 참여한 유력 가문들이 제대로 보상조차 하지 않는 호죠씨에게 불만을 가지기 시작합니다. 자, 이렇게 호죠씨가 독재하는 가마쿠라 막부... 호죠씨와 막부에 대한 불만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죠. 한번 볼까요? 2. 13세기의 막부타도 운동 - 1221년 죠쿠 전쟁 첫 번째 막부 타도 운동은 <1221년 죠쿠의 반란>입니다. 이 반란은 미나모토노 쇼군이 약해지고 호죠씨가 실권을 장악하자, 대의명분이 없다는 이유로 천왕의 아버지(상왕)이 주도하여 난을 일으킨 것입니다. 원정 정치 기억하시나요? 일본에서는 천왕의 나이가 어리면 아버지가 대신 섭정하는 정치 형태가 있습니다. 조선에서는 고종이 나이가 어리자 흥선대원군이 1863년부터 10년간 정치했던 적이 있죠? 이런 정치 형태를 일본사에서는 <원정>이라고 하고, 상왕이 정치하는 고문기관을 <원청>이라고 합니다. 원정 상왕은 막부를 타도하고, 왕실과 공가의 권위를 회복해야 한다고 유력 신하들(고케닌)들을 설득하면서 난을 일으키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최초의 막부 타도 운동은 오히려 막부의 결속력만 다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유명한 철의 여인으로 일본 사극에 자주 나오는 미나모토노 요리토모의 부인 호죠 마사코는 호죠 가문이 막부에 도움이 되었으며, 막부 타도가 얼마나 큰 실수인지를 연설하면서 눈물로 막부 타도를 외치는 무사들을 달래어 돌려보냅니다. 이 사건으로 천황가는 막부 타도에 실패하고, 천황가가 몰락해버립니다. 덕분에 아직 미약했던 초기 막부는 전국적인 세력을 규합하게 되었고, 막부정권은 그 기반이 튼튼해졌습니다. 또 무가의 기본 성문 법전인 <조에시키모쿠>가 제정되어 무가 정권은 법치를 바탕으로 하는 명실상부한 전국 정권으로 도약합니다. 막부 타도운동이 막부의 기반을 다지게 된 사건이라니, 아이러니 하죠? 3. 14세기의 막부타도 운동 - 1324년 악당이 등장하다. 14세기 가마쿠라 막부에 큰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전에 설명했던 막부 붕괴의 직접적인 원인인 <몽골 침입>이 시작되었기 때문이죠. 교과서에서는 가마쿠라 막부의 붕괴를 <원과 고려 연합군의 침략>에 의한 무사층의 동요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가마쿠라 막부 멸망의 근본 원인은 <무사층의 동요>였지만, 자세히 보면 여기에도 막부 타도 운동이라는 키워드가 숨겨져 있습니다. 몽골(원구)의 침입으로 유력 신하(고케닌)들은 막부에 불만이 많아졌습니다. 그 이유는 수비전이었던 몽골전을 막은 대가가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이죠. 침략전쟁이라면 뭔가 노획물이라도 있을 텐데, 몽골 침입을 막은 수비전에서는 아무것도 얻을 것이 없었고, 민심의 불안만 찾아왔던 것입니다. 가마쿠라 막부의 호죠 가문은 불만이 가득찬 무사들과 신하집단에게 무엇도 보상해줄 수 없었습니다. 천황가는 이 때를 막부타도의 기회로 생각했습니다. 고다이고 천황은 전국적인 막부 타도를 외치며, 천황을 위해 목숨 바칠 자들을 모았습니다. 호죠씨는 이 고다이고 천황의 막부 타도 운동을 사전에 적발하여 천황을 유배 보냅니다. 천황은 탈출해서 또 막부 타도운동을 하고.... 막부는 또 천황을 유배보내고... 숨바꼭질 전이 계속되지요. 천황을 죽이면 되지 않냐구요? 절대 안됩니다. 고대사 편에서 다루었지만, 일본 천황은 천손강림 이라는 형태로 정당성을 확보한 하늘의 자손입니다. 천황을 죽일 거였으면 막부를 세운 자들이 이미 죽였겠지요. 천황은 죽일 수 없는 존재니, 막부 타도 운동을 주도하고... 막부는 천황을 계속 유배보내고... ㅋㅋ 고다이고 천황의 막부타도운동은 계속 실패하는 듯이 보였습니다. 그러나, 천황의 뜻에 동참하는 자들이 점점 불어났죠. 이 당시 사회불만세력으로 등장한 신흥무사집단을 악당이라고 하는데, 이 악당들이 막부 타도운동에 적극 동참하여 결국 가마쿠라 막부가 무너지게 됩니다. 악당은 나쁜 넘들 아니냐구요? 아닙니다. 만화방에 가보면 일본 만화중에 <악당>이라는 만화가 있어요. 정의를 위해 싸우는 좀 특이한 무사들의 이야기지요. 악당은 중국으로 보면 수호전의 영웅들, 한국으로 보면 홍길동 + 일지매 정도의 인물로 보면 됩니다. 대의를 품고 우국충정(?)에 들뜬 무사들을 말하죠. 당시대 개념으로는 사무라이와 좀 구분되는 개념 같습니다. 자 이렇게 해서 일본 최초의 막부인 가마쿠라 막부는 무너지고, 다시 천황가가 권위를 회복하였습니다. 그러나, 그 권력은 너무나 짧은 기간뿐이여서 역사에서는 이 시기를 무시하고 넘어가기도 합니다. 4. 1333-1334 겐무 신정기 가마쿠라 막부를 타도한 고다이고 천황은 1333년 강력한 천황중심의 독재적 개혁 정치를 실시하려고 합니다. 우리식으로 본다면 대한제국의 광무개혁 쯤 되는 보수적이면서도 나름대로는 대의가 있는 개혁정치라고 할까요? 그러나 이 개혁정치는 2년뿐이었습니다. 천황가와 공가는 아주 짧은 시간에 무너지고 말죠. 그 이유는 천황의 생각이 악당들과 달랐기 때문입니다. 천황은 천황중심의 세상을 원했습니다. 그러나, 가마쿠라 막부를 박살내는데 일조한 무사집단인 아시카가 다카우지, 닛타 요시사다 등의 명장들은 천황이라도 자신들을 대우해야 한다고 생각했었죠. 실제 이들 명장들은 가마쿠라 막부의 명장이기도 했지만, 새로운 세상을 위해 천황파에 가담했던 인물들이었습니다. 토사구팽 아시죠? 토끼사냥이 끝났으면 사냥개를 삶아먹는다는 중국 고사죠. 한고조 유방이 중국을 통일한 뒤 개국공신이자 명장인 한신을 죽였던 일화죠. 천황파 무사들은 위기를 느끼고, 천황과 등지게 됩니다. 천황의 신정치는 핵심 무사인 아시카가 다카우지의 반란으로 무너지게 됩니다. 또 다시 주인만 바뀐 막부가 등장하게 되는 것이지요. 이 아시카가 가문의 막부가 바로 <무로마치 막부>입니다. 그러나, 무로마치 막부는 <일본에서는 하늘의 후예인 천황을 모신다>는 이념을 버릴 수가 없는 막부였습니다. 일본 모든 막부가 형식적으로는 천황을 모실 수밖에 없었죠. 막부 실력자가 천황가가 아니라면 정당성 확보를 위해 천황이 필요했고, 막부 실력자가 천황가의 친척이라면 자신의 권위를 위해 천황가를 소흘히 할 수 없었으니까요. 이 때문에 무로마치 막부는 바로 성립되지 못하고, 북쪽에서만 권위를 유지합니다. 고다이고 천황은 남쪽에서 무로마치 막부를 인정하지 않고 저항하였죠. 이 시기를 일본사에서 <남북조 시대>라고 합니다. 남북조 시대는 1336년부터 1392년까지 몇십년간이었죠. 그럼 다음장에서는 남북조 시대의 간단한 특징을 본 후 무로마치 막부 이야기로 넘어가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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