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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즈풀이/히스토리아 역사 스토리

history 1 - 인류는 언제부터 인류가 되었을까?

< H I S T O R I A > KOREAN HISTORY 1

인류는 언제부터 인류가 되었을까?

1. 역사는 왜 역사와 상관없는 선사에서 시작하는 것일까?

한국사 이야기를 시작해보도록 하자. 그런데, 한국사 이야기를 시작하려면 일단 <민족>이라는 개념을 알아야 하고, 민족이 언제부터 이루어졌는가도 알아야 하며, 민족을 이루는 우리 <인간>들이 언제부터 지구에 나타나서 안죽고 후손들을 낳아가며 살았는지부터 알아야 한다.

그런데, 여기에는 심각한 오류가 1가지 있는 듯 싶다. 역사라는 학문의 폭이 어느 정도 이길래 <인간의 기원>까지 따져야 하는 것일까? 분명, 우리나라 국사 교과서나 세계사 교과서를 펴보면 가장 먼저 나오는 부분이 인류의 기원이거나, 구석기인들의 생활 모습이다. 그런데, 구석기인들이 과연 역사에서 다루어야 할 소재거리일까? 뭐 별로 중요한 것이 아님에도 우선 그 부분부터 따지고 들어가도록 한다. 이 연재글은 말 그대로 <개념없는 한국사>이기 때문에 뭔가 의문점만 있으면 <개념>부터 따지고 들어가려고 한다. 한번 시작해 볼까나?

우리가 보통 <역사>라고 말할 때, <歷史>란 글자를 꼼꼼히 따져보자. <歷>이란 단어는, 지나가다, 자나가 버린 순간, 발자취라는 뜻을 가진 한자이다. <史>는 보통 <역사>라고 말해도 되지만 원래 뜻은 기록된 문서, 문서를 기록하는 사람이란 뜻을 가진 한자였다. 한자의 어원을 해석해놓은 <설해문자>를 보면, 역사를 이렇게 설명한다. 역사란 기록이고, 사관이란 기록을 적어두는 사람이다. 원래 사관이란, 높은 분이 화살을 쏘았을 때 그 화살이 어찌되었는가를 정확히 기록해두는 사람이었다. 그것을 기록하는 것은 객관적이고 공정해야만 했다. 그 <史>를 모아두어 정확한 지난 날의 일들(歷)을 알게 하는 것이 바로 <歷史>이다.

이렇게 볼 때, 역사란 곧 <기록>을 가지고 과거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우리가 지난 과거를 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지난 날의 기록이라던가 민속 자료, 도구 등 과거의 파편들을 통해서이다. 따라서 역사시대란, 구체적인 기록이 남아있는 시기를 말한다.

그런데, 우리가 기록으로 알지 못하는 시기가 있다. 다른 말로 <기록>이 남겨질 수 있는 문자가 없는 시기를 말한다. 아직 <문자>가 없어서 남겨진 기록이 없기 때문에 단순히 그 당시 사람들의 도구 등 유물, 유적으로만 파악할 수 있는 시기를 말한다. 이것을 <역사>와 대비되는 개념으로 <선사>라고 말한다.

<先史>란 용어는 아주 간단하다. <역사> 이전의 시기, 즉 역사를 앞서간(先) 시기를 말한다. 한국사에서는 구석기, 신석기 등 <문자>가 없었던 시기를 선사라고 말한다. 그런데, 선사시대와 석기시대가 같은 개념일까? 라는 의문도 생기게 된다. 보통 한국사에서는 글자가 없는 선사시대가 곧 석기시대이지만, 세계사적으로 일치하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마야문명 같은 경우, 이미 신석기 시대에 고도의 물질문명과 문자 문명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따라서 선사시대가 곧 석기시대는 아니다. 또 시대구분상 고대-중세 시대보다 선(先) 시대라고 말하는 <원시시대>도 선사시대라고 말할 수 없다. 방금 말했듯 마야문명은 고대보다 앞선 원시시대였지만 문자가 있었으니까....

그럼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보자. 역사시대는 문자가 있는 시대를 말한다. 즉, 다른 말로 하면 <선사시대>는 문자 기록을 통해 과거를 조사할 수 없다. 선사시대는 구석기인들이 쓰던 주먹도끼나 신석기인들이 사용하던 빗살무늬 토기를 통해 당시 사회상을 파악한다고 말하곤 한다. 도구나 주거지, 벽화 등을 통해 과거의 사실을 파악하는 학문은 정확히 말해 역사학이 아니다. 그건, 지리학, 지질학, 고고학의 영역이다. 선사시대인이 어떻게 살았는지 관심을 가지는 학문은 선사 인류학이다. 선사시대의 기후와 풍토는 자연과학의 영역이자 동식물학의 영역이다.

그럼 역사학에서 역사가 아닌 선사시대를 자신의 학문인 것처럼 기술하는 이유는 뭘까? 그건 간단하다. 인간의 이야기를 다루는 학문이 인간의 기원에 대해 말하지 않으면 정작 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흐름이 연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나의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고 해서 내 부모님 이야기는 다 빼 버리고 이야기를 시작하면 흐름도 이상할 뿐더러 <나의 기원>을 정확히 알 수가 없으니까... 그럼, 지금부터 역사라기 보다 <인류학과 고고학>의 이야기인 <인류의 기원> 문제를 시작해본다.

2. 인간, 넌 어느 종에서 왔니?

인류의 기원을 논할 때, 종교적인 이야기와 신화적인 이야기로 같이 풀어나가려고 하면 졸지에 역사는 <소설>이 되고 만다. 예로, 인간은 <하느님>이 창조하셨어요... 첫째날 태양을 만드셨구요... 마지막 날은 쉬라고 하셨다나요... 여자는 남자의 갈비뼈에서 나왔습니다.... 로 마무리하면 간단하지만, 역사적으로는 설명이 안된다. 왜냐면 역사에서 다루는 기본은 <인간>이다. <인간의 본 모습>과 <인간이 살아가는 사회 구조>, <인간 개개인의 행동양식>, <인간에 대한 기본 인식> 등 인간에 대한 폭 넓은 영역을 다룬다. 또, <단군> 할아버지가 인간을 만드셨어요... 로 시작하면 좋겠지만, 이런 신화적 기원은 역사의 본 모습을 설명해주지 못한다. <신화> 역시 인간 자체를 출발점으로 하지 못한다. <신화>의 첫 출발은 신의 이야기이다. 유럽인의 기원을 <제우스 내지 그 이전의 티탄족, 또는 늑대들>이라고 말할 수는 없으니까...

그럼 인간 자체의 기원을 따지기 위해서는 어디서 출발해야 할까? 그것은 어쩔 수 없이 그것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학문에서 출발해야 한다. 그것은 <과학>의 영역이지만, 역사는 진실을 밝히기 위해 어떤 학문도 유연하게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 <역사>는 홀로 고고하기 위해 등장한 학문이 아니라, 과거에 대한 모든 사람의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인간>에 대한 학문이니까...

최초의 인류가 누구인지는 누구도 알 수 없다. 몇백만년전의 <원숭이> 두개골을 놓고서 이게 인간일까, 원숭이일까... 이 인종이 어떤 방식으로 살았을까라는 고민은 전혀 답이 안나온다. 더군다나 어떤 인종을 놓고 그가 최초의 인류라고 우긴다고 해도, 과학이 발전하면 또 다른 유골이 발견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사람들은 자신들의 기원을 궁금해 한다. 지금까지 발견된 최초의 인류는 약 450만년 전 정도라고 알려진 <라마피테쿠스>이다. 라마피테쿠스는 G.E 루이스라는 학자가 1932년 발견한 유인원의 턱과 이빨뼈 화석에서 처음 등장하였다. 이후, 다양한 지역에서 이빨뼈가 나왔는데, 이 유인원의 이빨뼈가 원숭이보다 인간에 가깝다는 것이 최초의 인류라는 주장이었다. 또한 이 유인원이 직립보행을 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주장도 최초의 인류라는 설을 더욱 믿게 만들었다.

그러나, 이 유인원은 공식적으로 최초의 인류로 대접받지 못한다. 먼저, 인간으로 볼 수 있는 전신의 유골이 조합되어 나오지 못하였고, 이빨뼈의 유사함만으로 최초의 인류라 말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거기에 직립보행의 증거가 미약하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최초의 인류는 <루시>라고 불리는 여성 화석으로 <오스트랄로 피테쿠스>이다. 이 인류는 호모 사피엔스 계열의 후대 유인원과 많은 유사점을 가지고 있으며, 직립 보행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최초의 인류로 불리고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오스트랄로 피테쿠스 - 아프리카누스(약 215만년전 유인원 : 미세스 플레스)의 두개골로 재현한 고인류.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진은 직립 보행의 근거인 골반 구조이다.
침팬지와 인간을 놓고 보았을 때, 가운데 오스트랄로피테쿠스는 인간쪽에 훨씬 가깝다.
손과 발의 구조도 인간쪽에 가깝다.


영국 BBC 방송의 인류의 기원 4부작 중 1부의 앞부분 일부 <오스트랄로 피테쿠스>

   인류와 동물의 경계선에는 <직립 보행>이 자리잡고 있다. 직립 보행을 한다는 것은 4발이 아닌 2발로 다니게 됨을 의미하고, 2개의 손이 자유롭게 됨으로서 <도구>라는 것을 만들 수 있는 기본적인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반면, 기독교계가 우세한 미국 등 <창조론>을 일부 인정하는 사회에서는 직립보행이 인류의 기원이 될 수 없으며, 결국 원숭이는 원숭이로 진화했다는 증거를 내놓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논점은 <인류의 기원 문제>가 아니다. <인류의 기원>은 인류학과 종교학이 싸울 문제일 뿐 역사적인 관심이 아니다. 역사에서 관심을 갖는 것은 과연, 이러한 인류의 기원이 된 인종들이 <현재 우리의 조상>인가 하는 문제이다. 그런데, 인류학에서 내놓은 답은 간단하다. 현생인류가 아니라는 것.... 그럼 답은 나왔다. 오스트랄로가 인간이든, 원숭이이든 그가 지금 인류의 직접 조상이 아닌 이상 원숭이 이야기는 그만 하도록 하자.

3. 아시아 인종은 무엇으로 구분할 수 있을까?

자, 구석기인들이 우리 인류의 직계 조상이 아니라고 하니 그냥 넘어가도록 하자.... 라고 하려고 했는데, 한국 역사학자들 중에서 구석기인이 우리 조상이라고 말씀하시는 분이 계신다. 연세대 교수님인 손보기 교수는 공주 석장리 유적을 발굴하여 한국사에서도 구석기가 있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증명하신 분이시다. 손보기 교수는 공주 석장리 유적에서 발굴된 황인종들이 몽골리안 계통의 황인으로서, 뼈와 이의 구조가 현재 한국인과 비슷하고, 머리카락 역시 황인종의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하여 구석기인이 우리의 직접 조상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였다. 그 이후, 구석기와 신석기를 연결하는 중석기 유적이 발굴되기 시작하면서 현재 구석기 시대 인종이 지금 인종과 비슷할 것이라는 설이 있지만, 아직 가설에 불과하다.

여기서 구석기인 타령은 그만두고, 그럼 아시아 인종은 어떻게 구별하는지 살펴보자. 일단, 구석기와 신석기 인들을 놓고 아시아인들을 구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왜냐구? 구석기인 자체가 현생 인류가 아닌데, 지금 지금 기준으로 인종 구분을 어떻게 하겠는가? 따라서 아시아 인종을 구분하는 것은 <문자>가 등장한 시기 이후로 보는 것이 타당한데, 그 기준은 <언어학적 기준>에 따르는 것이 정설이라고 한다. 비슷한 언어군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은 같은 문화를 공유했거나, 서로 문화를 주고 받는 관계였다는 것을 보여준다.

일단, 서구 유럽의 인종 분류 기준은 <백인 우월주의>에 기초하고 있다. 인종을 백인종, 황인종, 흑인종 등으로 단순 분류하고, 피부색과 머리카락 모양 등을 기준으로 인종을 구분하려고 한다. 특히 과거 미국같은 국가에서는 이것을 단순한 생물학적 기준을 넘어서서 <사회학적 의미>를 부여하기도 하였다. 특히, 백인 중 순수한 혈통이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우월주의>는 타 인종의 구분을 일괄적으로 단순하게 평가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아시아의 인종은 너무나 다양하다. 같은 황인종도 우리가 보기에 카자흐스탄의 약간 흰 얼굴과 필리핀의 약간 검은 얼굴은 많은 차이가 난다. 그럼 한번 볼까?

우선, 아시아 인종 중 <중국 어족군>이 한 무리를 이룬다. 초기 사회에서 중국과 같은 언어계통을 가진 어족을 <차이나 어족>이라고 하는데, 이 어족은 중국을 중심으로 한다. 중국, 티베트, 미얀마, 타이, 베트남 등이 중국 어족군에 들어간다.

다음으로 우리가 속한 어족군은 <몽골 어족>이다. 보통 <우랄-알타이어계>라고 불리는 어족인데, 한국, 터키, 몽골 등이 이 어족권이 들어간다. 특히 초기 문화권에서는 고구려, 돌궐, 몽골 등 유목민족이나 기마 민족들이 이 어족권에 들어가며 상호 활발한 문화 교류가 있었던 것으로 여겨진다.

마지막으로, 남부 섬 어족군이 있다. 보통 <오스트로네시아> 어족이라고 하는 이 어족군은 남방 섬의 어족군을 말한다. 필리핀과 대만,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이 여기에 속한다.

그러나, 언어학적으로 어족을 따져서 인종을 찾아내는 것은, 같은 인종이라는 증거가 아니라 초기 사회에서 상호 문화전파가 활발했다는 증거로 보아야 할 듯 싶다. 삼국시대 이후로는 오히려 중국 문화가 전반적으로 동아시아 사회에 큰 영향을 주었고, 각각 국가단위의 고유한 문화가 수립된 이후에는 인종이라는 것이 큰 의미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자, 그럼 쓸데없는 사족은 그만두고 실제 우리 역사로 들어가보자. 우리 역사 하면 일단 <단군>부터 시작해야겠다. 그런데, <단군>에 대한 개념은 어떻게 내려야할까? 실제 존재했을까? 상징적 의미일까? 아니면, 실제 역사와는 일치하지 않는 인물일까? 다음 이야기로 넘어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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