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사에 나오는 한국사 자료들 - 주서 이역전 백제

중국사에 나오는 한국사 자료들 - 주서 이역전 백제

백제는 그 조상은 대개 마한의 속국으로 되어 있으니 즉 부여의 딴 종족 중의 하나이다. 구태라는 자가 있어 나라를 대방 옛땅에 일으켰다. 그 땅의 경계는 동쪽으로 신라에 닿았고, 북쪽은 고구려에 인접되었으며, 서쪽과 남쪽은 모두 큰 바다가 끝으로 되어 있다. 동쪽과 서쪽의 길이는 사백오십리가 되고, 남쪽과 북쪽의 길이는 구백여 리가 된다.   고마성을 쌓아가지고 살고 있으며, 이 성 밖으로는 다시 다섯 방위의 성이 있다. 그 중 방은 고사성이요, 동방은 득안성이요, 남방은 구지하성이요, 서방은 도선성이요, 북방은 웅진성이다.   왕의 성은 대여씨이고 이름은 나하라고 했는데, 백성들은 왕을 불러 건길지라고 했으니 이는 중국 말로 왕이란 말이다. 또 왕의 아내의 이름은 육이니 이것도 중국 말로 비란 말이다. 여기에서 중국이라고 한 것은 하나라 때를 말한 것이다.   관리에는 열 여섯 가지 품위가 있다. 좌평이 오명이니 이것은 일품 벼슬이요, 달솔이 삼십명이니 이것은 이품 벼슬이다. 은율은 삼품이요, 덕률은 사품이요, 간솔은 오품이요, 내율은 육품이다.   육품 이상은 관에 은으로 된 장식을 한다. 다시 장덕은 칠품이니 자줏빛 띠를 띠고, 시덕은 팔품이니 흰 띠를 띤다. 고덕은 구품이니 붉은 띠를 띠고, 계덕은 십품이니 푸른 띠를 띤다.   은율 이하의 관리들은 모두 일정한 정원이 없고, 각각 부사가 있어서 모든 직무를 나누어 맡아 본다. 다시 내관에는 전내부, 곡부, 육부, 내략부, 외략부, 마부, 도부, 공덕부, 약부, 목부, 법부, 후관부가 있다. 외관으로는 사군부, 사도부, 사공부, 사구부, 점구부, 객부, 외사부, 주부, 일관부, 도시부가 있다.   그 도읍에는 인가가 만 호가 있는데, 이것을 다섯 부로 나누었다. 이 다섯 부는 상부, 전부, 중부, 하부, 후부이다.   통병 오백 명이 있는데, 이 다섯 방위에 각각 방령 한 사람씩이 있다. 이것은 달솔 중에서 맡아서 하게 되어 있다. 그리고 군장이 세 사람 있는데, 이것은 덕률이 맡아서 한다.   한 방위에 군사 일천이백 명 이하 칠백 명 이상씩을 두고, 성의 안팎에 있는 백성들은 그 나머지 조금나 성에 나누어 소속된다.   그들의 의복은 남자의 옷은 대개 고려와 비슷하다. 그러나 아침에 절하는 것이나 제사를 올리는 데는 그들이 쓰는 관은 양쪽 곁에 새깃을 달고, 만일 전쟁에 나갈 때는 이것을 쓰지 않는다. 절하여 어른에게 뵙는 예법은 두 손으로 땅을 짚는 것을 공손하다고 한다.   모두 고서와 사서를 좋아하고 그 중에서 좀 뛰어난 자는 자못 글을 지을 줄 안다. 또 음양과 오행을 터득하고 송나라의 원가력을 사용하여 인월로 세수를 삼는다.   또한 의약과 복서와 점치고 상 보는 방법을 알고, 투호와 저포의 놀이를 하는 자도 있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바둑과 장기를 더욱 숭상한다.   승니와 절과 탑이 몹시 많고 도사는 없다. 세금은 포목과 비단과 실과 삼, 쌀 등으로 받는데, 풍년과 흉년에 따라 차등 있게 받는다.   그들이 형벌을 베푸는 데는 반역을 일으킨 사람이나 전쟁에서 퇴군한 사람, 그리고 사람을 죽인 자는 목을 벤다. 도둑질을 한 자는 귀양 보내고 훔친 물건의 갑절을 받아들인다. 여자로서 간음을 범한 자는 식구들을 몰수해다가 남편의 집 종으로 삼는다.   혼인하는 예법은 대략 중국과 비슷하다. 부모나 남편이 죽으면 삼년 동안 복을 입는다. 그 나머지 친척들은 장사만 치르면 이내 복을 벗는다.   땅은 몹시 습하고 기후는 매우 따뜻하다. 오곡과 여러 가지 과실, 모든 채소와 술과 식혜, 여러가지 술안주와 반찬이나 약품들은 모두 내지와 같다. 그러나 다만 여기에는 나귀나 노새, 양, 오리 같은 등속이 없다.   그 나라 왕은 사중월 즉 이월, 오월, 팔월, 십일월이면 하늘과 오제의 신에게 제사를 드린다. 또 해마다 네 번 그 시조 구태의 사당에 제사를 드린다.   진나라, 송나라, 제나라, 양나라가 강좌를 점령하고 후위가 중원에 자리잡은 뒤로부터 모두 사신을 보내어 번신이라 일컫고, 겸해서 중국에서 주는 벼슬을 받았다. 제나라가 동하를 점령하자 그 왕 융이 역시 사신을 통해 왔다.   부인의 옷은 위에 도포를 입는데 소매는 조금 넓다. 시집 가기 전에는 머리를 땋아 뒤꼭지에 서리고 한 가닥을 늘여 이것으로 장식을 삼는다. 시집 간 자는 머리를 두 가닥으로 땋아 젖힌다.   병기는 칼과 화살, 칼, 창 등이 있다. 그들의 풍속은 말 타고 활 쏘는 것을 소중히 여긴다.   융이 죽고 아들 창이 서자 건덕 육년에 제나라가 망하니 창은 비로소 사신을 보내서 방물을 바쳤다. 선정 원년에 또 사신을 보내서 물건을 바쳤다.(周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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