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에서의 사료비판
우리는 역사란 누군가 해석한 "기록으로서의 역사"를 탐구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그렇다면 역사가는 어떤 기록을 보면서 역사를 연구하는 것일까요? 역사가는 자신에게 필요한 책, 일기, 문서, 문헌, 지도, 유물, 유적 등 모든 것을 토대로 과거의 진실이 무엇인지 밝혀나갑니다. 마치 탐정이 추리하는 것과 같다고 할까요? 이렇게 과거의 사실을 밝히기 위해 이용되는 자료들을 사료라고 합니다. 그런데, 사료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일단 그 사료가 진짜인가를 밝히고, 그 사료에 숨은 뜻은 없는가를 밝히는 작업이 되겠지요. 이용한 사료가 과연 어떤 사료인가에 대하여 분석하는 것을 사료비판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사료비판은 외적비판과 내적비판으로 나누는데, 각각의 뜻은 다음과 같습니다. 외적 비판은 사료자체가 진짜인가, 사료에 누가 다른 내용을 첨가하지는 않았는가, 필사를 하면서 첨가된 사항은 없는가 등 사료를 만들고 작성하는 단계에서의 비판을 말합니다. 외적 비판은 다음과 같이 할 수 있습니다.
1단계 |
사료의 저자나 작가를 확인하는 단계 |
2단계 |
사료의 연대를 확정하는단계 |
3단계 |
원저작의 보존상태(조작, 위작, 표절, 오류 등)을 확인하는단계 |
4단계 |
사료에 들어있는 문장들의 부분적인 차이점을 추론하는단계 |
다음으로 내적비판이란, 진짜로 확인된 사료의 내용을 분석하여 그 내용이 과연 타당한가, 신뢰할 수 있는가를 확인하는 단계입니다. 내적비판은 텍스트 비판과 문맥비판이 있습니다.
텍스트 비판 |
사료의 신뢰도를 결정하는 단계 사료에 거짓이나 과장된 내용, 잘못된 내용이 있는지를 확인하는단계 |
문맥 비판 |
사료가 가진 문맥의 본래 의미가 무엇인지를 찾아내는 단계 풍자, 은유 등의 내용에 숨겨진 진짜 뜻이 무엇인지 밝혀내는 단계 해석을 넘어서서 다양한 의미로 도출할 수 있을지 확인해보는 단계 |
사료는 역사라는 학문이 어떤 학문인지에 대한 성격을 밝혀줍니다. 즉, 역사는 과거의 사건을 단순히 문학적으로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있는 진실을 밝혀내는 작업이라는 것을 알려주며, 또한 사료에 빠진 것은 사료를 참조하여 상상에 의하여 채워넣어야 한다는 것도 동시에 알려줍니다. 이러한 사료는 문헌사료도 있고, 비문헌 사료도 있지만 문헌사료를 본다면 다음과 같은 종류가 있습니다.
1차사료 |
사건과 관련된 사람들이 직접 작성한 사료(일기, 비문, 정부문서, 회의록 등등) |
2차 사료 |
1차사료를 근거로 작성된 문서(논문, 비평, 저서 등) |
3차 사료 |
2차사료를 근거로 한 참고용 지침 서적(백과사전, 교과서, 편람 등) |
사료는 사실 1, 2, 3차 사료를 구분하기도 애매한 경우가 많습니다. 유득공의 발해고를 "조선사" 연구 자료로 쓴다면 1차 사료가 되지만, "고구려사"에 대한 참고자료로 이용한다면 2, 3차 사료가 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역사를 공부하면서 사료에 대하여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사료는 역사 자체를 알려주는 역사의 근원이기 때문이죠. 그러나 사료는 역사적 사실의 극히 일부분만을 알려주지 전체를 다 알려주지 못합니다. 또 사료는 엄격한 사료 비판을 한다고 해도 그 내용 자체가 완벽하다고 할 수도 없습니다. 그리고 사료는 만든 사람의 주관이 개입되어 있고, 그것을 선택한 사람의 주관도 개입되어 있기에 절대적인 사료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민족사적 입장에서 "환단고기"를 절대적으로 믿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실증적 입장에서는 그 사료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결국 사료를 선택할 때 잘못된 사료를 선택할 경우는 역사 왜곡이 되므로 사료를 이용할 때에는 사료 자체에 대한 철저한 비판이 필요합니다. 또한 어떤 절대적이라고 생각되어지는 역사적 내용들도 결국은 어떤 특정 시기의 사료를 바탕으로 우리가 믿는 것이기 때문에, 실제 증거가 되는 사료를 분석하여 같은 입장에서 또는 다른 각도에서 비판하기 전에는 "이 진실도 하나의 가설에 불과하구나"라는 생각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