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봉암의 진보당 선언문 (1956)
우리가 8.15의 해방을 맞이할 때 우리의 앞에는 자유 발전의 탄탄대로가 열리고 이 강토에 수립될 새로운 민주국가로 모든 우리 국민에게 자유와 평등과 사람다운 생활을 보장하여주게 될 것을 믿고 기대하고 희망하였던 것입니다. 그러나 이후 11년이 지난 오늘날 우리 나라에는 통일된 자주독립 대신에 국토의 분단과 사상적 대립이 격화되었고 자유와 질서와 안전 대신에 억압과 혼란과 폭력이 횡행하여 건설과 진보와 번영 대신에 파괴와 퇴영과 궁핍이 지배하고 있습니다. 경제시책은 비생산적인 소비면에 치중하여 의연 자립경제 건설에 대한 실질적인 효력을 결여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매년 수억 불에 달한다는 미국 원조를 받으면서도 수백만의 실업자와 수십만의 상이군경이 가두에서 방황하고 있고 노동자, 농민, 봉급 생활자 및 수백만의 월남 피난민들은 말못할 도탄에 빠져 있으며 중소 공업자들은 파산과 생활불안으로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탐관오리들의 발호와 타락은 날로 우심하고 관료와 결탁한 소수의 정상모리배는 국재와 민부를 갖은 수단으로 잠취 도점하고 있습니다. 이리하여 법질서는 유린되고 기강은 해이되었으며 도의는 아주 땅에 떨어져 도도히 탁류 속으로 휩쓸려가고 있습니다. 그러면 해방 이후 아름다운 이 강토에 이렇듯 추악 불미하여 부정 불의한 정치적, 사회적 상태를 출현시키고 사랑하는 우리 국민대중을 이렇듯 비참한 생활형편에 빠뜨리고 통일을 숙원하는 모든 동포로 하여금 이렇듯 절망과 비애 속에 허덕이게 한 것은 도대체 그 무슨 까닭이겠습니까? 첫째로는 온갖 파괴적 수단으로써 통일 자주독립의 민주한국 건설을 극력 방해하여오다가 급기야 그들의 상전인 스탈린의 명령에 따라 동족상잔적인 6.25의 참변을 일으킨 저 공산역도들의 침략 때문임은 물론입니다. 그러나 그뿐이 아닙니다. 8.15이후 지주, 자본가로서 미군정에 중용되었던 한국민주당 중심의 고루한 보수적 정치세력과 대한민국 수립 이후에 있어 한국정치의 추기를 장악하고 민주주의의 이름밑에 반전제적 정치를 수행하여온 특권관료적 매판자본적 정치세력의 과오에 기인하였다는 것도 명백한 사실입니다. 시대적 감각과 사회적 양심을 결여하고 있는 후진 제국의 독선적 보수세력이 정체권력을 장악 행사하게 될 때 그들은 놀랄 만한 무능성과 부패성을 스스로 폭로하면서 국가적 혼란과 사회적 불안을 조장, 격화하고 국민대중을 도탄에 빠뜨리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은 부편적인 국제적 통례로 되어 있습니다. 우리 한국의 경우가 결코 이에 대한 예외를 이룰 수 없음은 물론입니다. 사랑하는 동포 여러분! 우리의 조국과 민족은 바야흐로 누란의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그러면 이러한 국가적 중대위기를 극복하고 생사의 관두에 선 우리 민족의 운명을 크게 타게하는 기사회생의 방도는 어떠한 것이겠습니까? 그것은 그른 것을 광정하고 낡은 것을 혁신할 수 있으며 모든 난관을 극복하고 새로운 건설을 수행하며 국리민복을 크게 증진, 실현할 수 있는 새로운 민주주의적 정치세력을 집결하는 것, 즉 진보적이며 혁신적인 민주주의적 대정당을 새로이 결성 발전시키는 것이야말로 우리의 조국과 민족을 존망의 위기로부터 구출하는 유일의 길인 것입니다. 사랑하는 동포 여러분! 20세기의 진정한 민주정치는 광범한 근로인민의 의사와 이익을 대표하고 또 이를 힘차게 실천 구현하는 데 있습니다. 그러기 위하여는 높은 과학적 이론적 견식과 강한 사회적 정치적 실천력이 반드시 요청되지 않을 수 없으며 이러한 견식과 실천력은 어느 유능한 일 개인이나 일부 소수인에게 기대할 수 없고 또 기대해서는 아니됩니다. 광범한 근로인민을 사회적 기반으로 하는 진보적이며 대중적인 정치세력과 집결체, 즉 참다운 민주주의적 정당만이 전인류적 지식과 경험을 올바르게 섭취하고 종합함으로써 이를 진정으로 소화하며 제고하여 소유할 수가 있습니다. 그리하여 광범한 민중의 창조적 에네르기를 민주적이며 건설적으로 조직 동원 이용함으로써 후진 한국의 과도적 혼란과 곤란을 극복 수습하는 한편, 운명적 기로에 선 우리의 조국과 민족을 힘찬 건설과 자유 발전의 대로에로 이끌어올릴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동포 여러분! 이러한 역사적 사명을 지닌 우리 진보당은 오늘 국민대중의 절대적 기대와 촉망을 받으면서 우렁찬 고고의 소리를 울렸습니다. 우리 진보당은 어떤 일부 소수인이나 어떤 소수집단의 정치적 조직체도 아니고, 광범한 근로민중의 이익 실현을 위하여 노력하고 투쟁하는 근로대중 자신의 민주적 혁신적 정당입니다. 우리 당의 기본적 역사적 과업은 경제 문화 방위 등 제부문에 걸친 건설을 촉진 수행하여 우리의 민주적인 주체적 역량을 확대 강화하고 이리함으로써 민주적 국토통일을 평화적으로 실현하는 한편 새로운 복지사회를 건설하는 데 있습니다. 사랑하는 동포 여러분! 노동자, 농민, 근로 인테리, 중소 상공업자 여러분! 20세기는 실로 변혁의 세기입니다. 인류사회는 바야흐로 큰 전환기에 처하여 있습니다. 지구상의 이 나라 저 나라에서 급속히 혹은 완만히 현저히 혹은 은연히 큰 변혁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혁의 기본목표는 명실상부한 자유와 평등과 사람다운 생활을 보장하여줄 진정한 대중적 복지사회를 건설하는 데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전국제사회의 일원인 우리의 조국과 민족도 위대한 20세기 변혁을 피와 땀으로서 수행하고 있는 전인류와 함께 자유와 광명의 새로운 복지사회 건설을 향하여 매진하여야 하며 또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은 명백한 일입니다. 우리의 진보당은 사랑하는 이 강토에 만인공영의 새 사회를 건설하기 위하여 모든 피해 대중과 함께 양심과 성의와 열정으로써 백절불굴 감투용진할 것을 감히 맹세하는 바입니다. 근로대중 여러분의 적극적인 지지와 협력과 편단을 기대하고 열망하여 마지않습니다. 진보당 강령 1.우리는 원자력 혁명이 재래할(가져올) 새로운 시대의 출현에 대응하여 사상과 제도의 선구적 창도로 세계평화와 인류복지의 달성을 기한다. 2.우리는 공산독재는 물론 자본가와 부패분자의 독재도 이를 배격하고 진정한 민주주의 체제를 확립하여 책임있는 혁인정치의 실현을 기한다. 3.우리는 생산 분배의 합리적 계획으로 민족자본의 육성과 농민, 노동자 모든 문화인 및 봉급생활자의 생활권을 확보하여 조국의 부흥번영을 기한다. 4.우리는 안으로 민족세력의 대동단결을 추진하고 밖으로 민주우방과 긴밀히 제휴하여 민주세력이 결정적 승리를 얻을 수 있는 평화적 방식에 의한 조국통일의 실현을 기한다. 5.우리는 교육체제를 혁신하여 점진적으로 국가보장제를 수립하고 민족적 새 문화의 창조로서 세계문화에의 기여를 기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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