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속 역사여행 8 > 오리무중(五里霧中) - 오리의 안개 속을 헤메다
1. 고사의 시대 고사의 시대 : 후한시대 순제기 / 출처 : 후한서, 장해전 오리무중은 후한 말엽에 있었던 장해의 고사에서 유래된 말입니다. 5리의 안개 속에 숨어 버리다는 뜻으로, 어디있는지 도무지 알 길이 없을 때 쓰는 말이죠. 후한시대 말엽은 외척(왕의 외가 친척)과 환관들이 왕을 무시하고 세력을 다투는 시대였습니다. 이 시대의 혼란기 이후 삼국시대로 넘어가죠. 당시, 외척과 환관들의 횡포로 지방에서 토지를 가지고 있던 토지 귀족(호족)들이 각지에 들고 일어나게 됩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원소, 조조, 손권 등도 사실은 지방 호족들이라고 볼 수 있죠. 그럼 고사를 한 번 볼까요? 2. 오리무중의 유래 후한 시대는 자고 일어나면 왕이 바뀐다고 할 정도로 황제가 자주 바뀌던 시대였습니다. 그것도, 외척과 환관들이 서로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어린 황제를 왕으로 옹립하던 시기였죠. 당시, 화제라는 왕이 있었지만, 일찍 죽었고, 상제라는 왕도 즉위하자마자 1년도 못되어 죽었습니다. 이유야 어찌되었든 계속 어린 왕이 즉위하고, 정치의 실권이 계속 바뀌는 시기였습니다. 다음 왕은 안제였는데, 정치 실권은 죽은 전 황제, 화제의 부인인 등태후와 그의 오빠 등줄이 가지고 있었습니다. 황제는 힘이 없었죠. 당시, 화제-상제-안제로 이어지는 왕실에서 가장 명망있는 신하는 시중인 장패였습니다. 그러나, 장패는 황제가 자주 바뀌고 나라에 멸망의 기운이 돌자 정치적 실권을 가진 자들이 아무리 우대하도 시큰둥하더니, 결국 권력을 멀리하고 떠나 늙어 죽었습니다. 장패에서는 <장해>라는 아들이 있었습니다. 이 장해도 학식이 깊고, 친구들이 많아서 명망있는 인사였습니다. 장해의 제자는 백명이 넘었고, 권력을 쥔 자들도 장해를 초빙하려고 서로 다투어 노력하였죠. 장해는 죽고 죽이는 권력이 싫어서 지방에 숨어 은거해 버렸지만, 그럴수록 권력자들은 장해를 초빙하기 위해 안간힘을 다했답니다. 특히, 장해가 권력을 마다하고 학문에 열중한다는 소문이 돌자, 더욱 장해를 흠모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조정에서는 장해를 찾아 금은보화를 들고 찾아오곤 했습니다. 왕은 <장해는 청렴결백하고, 그 절개가 백이, 숙제와 같구나>라면서 장해를 칭찬하였습니다. 하지만, 왕이 초빙하여도 장해는 아프다는 핑계로 계속 조정에 나가지 않았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장해를 초빙하려고 해도 장해는 만나주지를 않았는데, 장해를 만날 수 없는 또 하나의 이유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바로 장해가 도가에서 비기로 전해지는 <도술>을 익혔기 때문입니다. 태왕사신기에 보면 현무의 사신이 안개를 일으켜 시야를 가리던데 그런 도술인가 봅니다. 장해가 쓰는 도술은 안개로 자신을 찾을 수 없게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이 안개가 5리에 이른다고 하여 <5리무>라고 소문이 났죠. 당시 유명한 도술가가 자신은 3리에 안개를 만드는 <3리무>를 할 줄 안다며 장해를 찾아와 도술울 배우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장해는 5리무를 사방에 뿌려 이 도술가마저 자신을 찾아오지 못하게 하였답니다. 장해가 은거하는 동안에도 여러 황제가 바뀌었습니다. 은거하고 있는 장해도 계속 바뀌는 중앙 정치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는지 반역죄로 2년간 옥살이를 하였습니다. 그가 옥살이 동안 한 일은 유명한 저서에 각주를 다는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옥살이가 끝나고, 황제들이 장해를 계속 초빙하였어도 그는 계속 은거하였습니다. 도술을 연마하고, 공부를 하다가 결국 70세의 나이로 죽었다고 합니다. 오리무중이란, 이 고사에서 유래합니다. 그 뜻은, 1. 5리에 걸친 안개 속에 들어서게 되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무엇을 해야 할지도 모르고, 찾을 사람을 찾을 수도 없게 된다. 동서남북의 방향 감각을 잃었다는 뜻. 2. 머리 속에 안개가 낀 것처럼 하얗게 되어 무엇을 해야 할지 계획도 세워지지 않고, 마음의 방향을 집지 못하고 있음. 이런 뜻으로 사용됩니다. 5리의 안개를 만들었다는 도술가 후한 말기 도술가 장해... 장해가 죽은 뒤, 중국에서는 장각 등 장씨성을 가진 자들이 도술을 부려 태평도를 일으키고 후한을 멸망시키는 운동을 하게 됩니다. 그 유명한 황건적의 난이죠. 기록에는 자세하지 않지만 후한 말기의 도술가들은 <장>씨 성을 가진 자들이 많은가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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