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 사료
우리는 왜 민정당을 찾아왔는가...(1984. 11.14)
민정당은 작금의 학생운동이 이 땅의 참된 민주주의의 실현을 위해 사회의 아픔을 대변하려는 대다수 학생의 지난한 몸부림임에도 불구하고, '소수', '극렬'로 매도하면서 독재정의 구축의정치적 희생물로 악용하고 있다. 그것은 그들이 국민적지지 없이 물리적으로 등장한 독재정당으로 다가오는 총선을 앞두고 또 한번 이 땅에 암울한 민주주의의 죽음을 장기화하려는 음모의 일환이다. 지난 11월 3일 우리 민주화투쟁 학생연합(이하 민투학련)은 이 땅의 암울한 현실이 전두환 독재정권과 독재정당인 민정당에 의해 자행되는 민주, 민족의 탄압에 근거하고 있음을 직시하고 학생들이 민주화투쟁의 결집체로 민투학련의 창립을 선언한 바 있다. 이제 우리는 한걸음 더 나아가 이 땅의 참된 민주주의를 짓밟고 있는 민정당에 그 모든 책임을 묻고자 한다. 1. 노조탄압 중지하고 노동악법 개정하라 이미 우리 민투학련은 이 땅의 노동자의 대다수가 기본급 10만원도 채 못되는 월급으로 주린 배를 채우는 뼈아픈 노동현실을 위한 긴급한 대책으로 최저임금제 실시, 즉각적인 임금인상, 노조탄압중지 등 노동삼권 보장 등을 요구한 바 있으며, 대우 어패럴, 협진전자, 유니전자 등에서 자행된 무자비한 폭력적 탄압과 음해공작 등의 노조탄압을 즉각적으로 중지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는 피맺힌 외침과 더불어 전태일 열사가 우리 곁을 떠난 지 어언 14년! 세계 최장 노동시간(주당 53.7시간), 10만원 미만의 임금, 산업재해가 빈발하는 노동환경 등은 주지의 사실이며, 무엇보다도 피로 물들여진 청계피복노조 합법성 쟁취대회와 민한당사에서 노조를 지키려고 절규하던 대우 어패럴 노동자들이 한맺힌 분노에서 절감할 수 있지 않은가. 그럼에도 감히 '이념정당''책임정당'을 자처하던 정당은 이 땅의 노동현실을 위해 한 일이 무엇인가? 얼마나 큰 고통에서 처절하게 시달렸기에 노동자들이 절규하며 민한당사로 달려갔을까? 민정당은 책임정당은 커녕 국회가 국민의 대변자가 되는 최소한의 참된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반민중적 독재정당임을 이제 또다시 명백히 드러낸 것이 아닌가? 2. 파쇼 악법 폐지하고 전면해금 실시하라 대부분의 정치인들은 총칼의 위협 속에서 정치피규제자로 묶어둔 채 등장한 군부외생정당 민정당은 다가오는 총선을 앞두고까지 '선거일정''해금''선거제도'등의 조작을 통해 희대의 조직적 부정선거를 꾀하고 있다. 비중있는 정치인들을 정치규제에 묶어두고 있는 작금의 상태에서 어찌 생존권 요구와 민주화 요구가 총선을 통해 실현될 수 있겠는가? 게다가 표현의 통로를 막고 있는 언론기본법, 민주적 표현단체의 결성을 막고 있는 집회 및 시위법, 국민의 의사와 상관없이 여당이 동반당선과 안정선 확보를 위한 전국구 2/3부여 등 잘못된 선거법 등의 제반 반민주적 장애가 존재하는 가운데 어찌 총선을 통한 민주화에 실낱같은 희망이라도 걸 숙다 있겠는가? 감히 '정권창출 정당'을 자칭한 민정당이 경찰, 군부의 물리력과 집권정당이라는 이점에도 불구하고 전면해금없이 총선을 치르려는 것은 자신들의 국민적 지지의 전무함을 두렵게 의식하며 독재정당을 구축하려는 음모에 다름 아니지 않은가! 더욱이 이제 막 군복을 벗은 군부 내 실력자를 당내의 불협화음에도 불구하고 낙하산식 공천을 강행하는 것은 민정당이 군부 정치 개입의 통로임을 확증하는 것은 아닌가? 집권 4년간 민정당 이, 장사건, 정래혁 사건 등에서 추악한 부정부패상을 보여준 것 외에 한 일이 무엇인가? 재벌과 외세의 탐학 앞에 민중과 민주를 내던진 것 외에 한 일이 무엇인가! 추곡가격과 임금을 동결시킨 것 외에 한 일이 무엇인가! 3. 학원탄압 중지하고 폭력경찰 물러가라 지난 11월 5일 군부독재정권 퇴진 궐기대회에 참가하려다 불법연행된 학생들 중 서대문 경찰서 등에서 폭력경찰에 의해 민주적인 여학생들이 발가벗긴 채 유방을 주물리는 등 온갓 희롱을 당하고 심지어는 만취된 전경들에 의해 무참히 추행당한 사실은 이 땅의 상아탑의 현주소를 말해주고 있다. 또한 경희대 총장실에서 발견된 문교부의 학원문제 지침서는 시위주동 학생에 대한 탄압과 체육대생의 반 시위테러를 지시한 학원탄압 실상인 것이다.11월 3일 동대회에 참가했던 정종욱(고대 2학년)군이 식물인간이 되어 기관지 절개로 호스를 통해 겨우 산다. 생명을 유지하면서도 두 눈을 부릅뜨고 참된 민주주의의 실현을 부르짖고 있다. 그가 가슴속에 품고 있는 민주화의 의지를 우리 민투학련은 모든 학생과 함께 공감하며 작금의 반민주적, 반민중적 책임을 독재정당 민정당에게 묻고자 한다. |
'퀴즈풀이 > 역사 사료와 데이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현대사 사료 - 권양 변호인단의 변론 요지서(부천서 성고문 사건) (1) | 2009.12.12 |
---|---|
현대사 사료 - 서울노동운동연합(서노련) 창립 선언문(1985. 8. 25) (1) | 2009.12.12 |
현대사 사료 - 김대중, 김영삼 8.15 공동선언 (1) | 2009.12.12 |
현대사 사료 - 부산 미문화원 방화사건 성명서(1982) (1) | 2009.12.12 |
현대사 사료 - 전두환 제 12대 대통령 취임사 (2) | 2009.12.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