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4대 문명이 등장하다.
자, 이제 신석기 이야기는 그만 두고 실제 '문명'이 발생했다는 문명시대 이야기를 전개해보자. 아참, 전에 이야기했던거 기억날까? 문명은 대부분 청동기 시대에 이루어졌다는거 말야.
우리가 교과서에서 열심히 외웠던 세계 4대문명도 다 청동기 시대에 형성되었지. 물론 중국인들은 황하문명이 선석기 때 부터라고 이야기하고 있고, 고대 아메리카 문명들도 신석기 때 문명을 이루었으니깐 절대적 법칙은 아니야.
선사 역사를 이야기할 때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황하, 인더스 문명처럼 지역을 기준으로 문명을 나눠놓으면 공부하기가 편해. 각 지역별 문명을 이해하면 유럽, 서아시아, 인도, 동아시아로 전개되는 역사 과정을 쉽게 공부할 수 있거든.
하지만 문명과 문화권은 같은 말이 아니야. 문화권은 인문학이나 사회학에서 주로 쓰는 용어인데, 의식주나 생활환경 등 사람들의 공통된 생활방식으로 공동체를 구분하는 방식이야.
예를 들어 역사에서는 농경문화권, 유목문화권, 수렵문화권 등으로 나눈 방식이 대표적이지. 하지만 이 문화권의 개념은 인종이나 국가와 같은 것들을 고려하지 않아. 예를 들어 동아시아인들은 농경, 젓가락 사용, 유교와 불교 등 공통된 요소가 있기 때문에 중국인, 한국인을 구별하지 않고 동아시아 문화권이라고 부르지.
그럼 문화권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무엇일까? 고대 사회에서는 국가나 인종같은 것보다도 '환경'이 더 큰 영향을 주었다고 볼 수 있어. 보통 비슷한 기후나 자연환경에서 비슷한 생활패턴을 보이는 경우가 많고, 큰 산맥을 기준으로 삶의 방식이 나누어지는 경우가 많거든. 하지만, 가까운 역사로 올수록 인류의 지혜가 쌓이고 역사적 사건들을 경험하면서 정치, 종교, 관습 같은 것들이 문화에 큰 영향을 주게 되지.
또 하나!!! 문화권은 문명보다 먼저 성립되었다는 점이 중요해. 인류 최초의 문명이 시작되기 전부터 사람들은 어딘가에서 이미 집단으로 모여살고 있었잖아? 그리고 그 사람들은 농사를 지었던, 가축을 키웠던 그 집단의 생활패턴이 있었기 때문에 문명 이전에 '문화'는 존재했다는 것이지.
자, 그럼 지금부터 4대 문명중 하나인 메소포타미아 문명을 통해서 서아시아 지역의 역사를 먼저 한번 살펴보자.
2장. 서아시아에 도시국가들이 탄생하다.
지금으로부터 약 5500년전.... 그니깐 성경으로 따지면 하나님이 아담을 창조했다고 말한 그 시기가 500년 지난 어느 시점.... 드디어 인류 최초의 문명이라는 것이 생겼어.
그곳은 어디냐? 바로 '동부 지중해 바닷가' 근처였었지. 그 바닷가 서남쪽에는 아프리카 나일강 하구가 있었고, 그 동쪽 내륙에는 유프라테스강과 티그리스강이라는 강이 있었어. 그리고 그 사이의 지중해 연안에는 강과 바다의 영향으로 매우 기름진 땅이 존재했는데, 훗날 연구자들은 그 땅을 '기름진 초승달' 지역이라고 불렀지.
그 기름진 땅 근처 곳곳에 작은 도시들이 생겨서 작은 농경 문화권 또는 유목 문화권이 생겼는데, 그 도시들이 정착생활을 하면서 최초의 문명이라는 것이 생긴거야. 그 중 나일강 근처의 도시들이 이집트 문명이 되었고, 지중해 동부 소도시들이 유프라테스강 근처에 자리잡으면서 메소포타미아 문명으로 발전한 것이지.
이 도시 국가들이 점점 커지고, 널리 퍼지면서 약 2천년의 세월동안 발전하고 멸망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거야. 그런 과정 속에서 기원전 1천년경.... 우리가 흔히 말하는 유럽의 동쪽, 즉 서아시아(오리엔트) 전역에 다양한 문명이 존재하게 된 것이지.
서아시아 공부를 하다보면 이오니아해, 동지중해, 흑해, 야파, 알렉산드리아, 시라쿠사.... 이런 말 많이 나와.
게임 지도라서 정확하지는 않지만, 대신 간략하게 만들었으니 대강의 위치 파악은 할 수 있을거야.
좀더 자세히 살펴볼까?
기원전 3000년경, 나일강이나 유프라테스 강, 또는 지중해 동부 연안 주변에 사람들이 모여 살면서 작은 도시 국가들이 생겼는데, 이 도시 국가들은 각각 지역단위로만 발전했었어. 예를 들면 서아시아 유프라테스강 근처에는 '수메르'라는 동족 의식을 가진 도시 국가들이 서로 협력하면서 살고 있었지. 나일강 근처에서는 '상왕국'과 '하왕국'이라는 큰 규모의 도시 국가들이 있었는데, 일찍이 상왕국이 강 근처의 왕국들을 통일해 버렸어. 역사에서는 가장 오래된 통일왕국이라고 해서 '고왕국'이라고 부르지.
중요한 건, 이들이 강과 해안을 중심으로 뭉쳐있었다는 거야. 이집트는 나일강 근처만, 메소포타미아는 유프라테스강 근처만 교류하면서 개별적이고 독자적인 문명을 각각 이루고 있었다는 점이지. 그래서 역사에서는 이 지역의 역사 출발점이 같음에도 불구하고 이집트 문명, 메소포타미아 문명 등으로 따로 구분하고 있지.
그러기를 천년.... 시간이 흐르면서 이들 각 도시 국가들은 세력이 커지고 주변국들에게 눈을 돌리기 시작했어. 특히, 지중해 동부 연안에는 바빌로니아 왕국, 히타이트 민족, 미탄니 문명, 크레타 문명 등 다양한 도시 문명들이 등장했거든. 이들이 서로 문서도 교환하고 무역도 하면서 점차 국제 사회라는 새로운 시대로 접어들게 되지. 물론 그 와중에 서로를 점령하기 위한 정복 전쟁도 끊임없었겠지?
자... 그리고 시간을 더욱 흘러 또 천년이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