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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를 위한 역사심리학(2) : 자기주도학습에 왜 열광하나요

학부모를 위한 역사심리학 (2)

학습과 교육의 차이점

학습은 '교육'을 효율적으로 이끌어내기 위한 방편이다.

교육은 '신념'을 바람직하게 구현하는 방법이다.

 

이번에는 자기주도학습의 철학에 대해서 이야기하겠습니다.

음.... 음!!..... 음??....

이런, 미안한데 자기주도학습은 '철학'이라는 것이 없네요. 무슨 말이냐구요?

자기주도학습은 말 그대로 '학습'이랍니다. 자기주도적 '교육'이 아니지요. 우리는 아이를 바람직하게 인도할 수 있는 신념을 가지고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어야 '교육'이라고 합니다.

'민주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바람직한 인재를 양성한다' 라는 것은 한국 교육의 궁극적 목표입니다.

여기에는 대한민국 사회가 추구하는 신념이 포함되어 있고, 철학적 가치가 있기 때문에 '교육'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이지요.  

그런데, 우리 나라의 공교육은 '민주적인 학생'을 양성하지 못하고 오히려 입시교육에 지친 아이들만 양성하고 있다는 서글픈 현실... 대부분이 공감하시지요?

헤겔의 정-반-합 이론 아시나요? 공교육이라는 정상적인(정) 교육이 제 구실을 못하면, 새로운 신념이나 새로운 철학이 반대로(반) 나오게 되죠.

그래서 지식 위주의 교육보다는 생태교육이나 활동교육, 인성교육, 창의력 향상교육, 아동의 자연성 강화 교육 등이 나오게 되는데, 이것을 '대안교육'이라고 합니다. 영국에서 유행한 섬머힐 학교, 경상도 지역에서 시작해서 전국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간디학교, 성남의 이우학교 등도 일반인들이 보기엔 독특한 대안학교들이지요.

요즘은 공교육(정), 대안교육(반)의 장점을 접목시켜서 대안교육적인 이상을 공교육으로 끌어안으려는 교육 노력(합)도 있습니다. 경기도에서 당선된 김상곤 교육감은 대안교육의 특징을 가진 공교육 학교를 육성해서 입시와 인성 두 가지를 모두 잡으려는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죠. 요즘 소위 '혁신학교' 라고 부르는 학교가 바로 이 종합적인 '교육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등장한 학교랍니다. 혁신학교는 교육의 역사를 이야기할 때 자세히 설명하도록 할께요.

물론, 이런 교육적 노력을 무시하고, 교육을 정치와 연결시키려는 정치인들 때문에 그 이상이 얼마나 갈지는 모르겠지만요. 곽노현 서울 교육감이 끌려가시고, 김상곤 교육감도 임기 후 재선되지 않는다면 혁신학교의 새로운 시도도 오래 가지 못하겠죠?

아무튼 핵심은... 요컨데... 학생에 대한 나름대로의 철학과 신념을 가지고 이상을 실현하려는 것을 '교육'이라고 한다는 것입니다.

반면, '학습'은 철학의 영역이 아니라 '기술'의 영역입니다.

학습은 어떻게 하면 주어진 교육여건에서 최선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를 연구하는 것입니다. 즉, 주어진 환경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학습자의 능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가를 보는 것이지요.

요즘은 흔히, '사교육' 이라는 말도 많이 하는데, 사실 사교육의 대부분은 입시에서 좋은 점수를 내기 위한 기술을 가르치기 때문에 '교육'이 아니라, '학습'일 뿐입니다. 학원 원장님들은, 우리도 아이를 가르치는 '신념과 철학'이 있다라고 말하지만, 그 신념과 철학은 공교육이 이미 제시한 것이죠.

공교육의 테두리 안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공부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기관은 '사교육' 기관이 아니라 '입시 전문 학습기관'일 뿐이거든요. 하지만, 사교육 시장이 워낙 방대하고 공교육을 짓누를 수 있는 위치에까지 와 있기 때문에 '동급'으로 취급하면서 '사교육'이라는 용어를 써주는 것이지요.

그럼 자기주도학습은 공교육, 사교육, 대안교육 중 어느 교육철학의 이념을 강화시키기 위한 '학습'일까요?

아래 그림 보지마세용.... 위 질문에 30초만 생각하고 그림을 보는 겁니다. 

정답은 바로 '공교육'을 강화하기 위한 학습법이 바로 자기주도학습법입니다.

지금까지 대한민국은 지식 위주의 공부법으로 큰 비난을 받아왔습니다. 학부모들과 학생들은 마음 속으로 이렇게 외치고 있을 거에요.

'인간은 입시를 위해 태어난 것일까? 학생은 오로지 수능 공부를 위한 기계냐? 부모는 애들 대학 마칠 때까지 버는 족족 학비를 투자해야 하는 노예냐?'

맞습니다. 미안한 말이지만, 학생들은 오로지 다른 사람보다 더 미친 듯이 노력해서 1등을 목표로 살아야하는 1등기계 맞구요. 부모는 애들 학비에 허리 휘청이면서 대학 보내야 하는 불쌍한 사람들 맞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대한 나온 아이들이 인성교육이 부족하고, 정서지능 훈련은 해본 적이 없어서 부모를 무시하는 것도 맞구요.

그리고 그렇게 해서 성공한 학생들도 결국 부모가 되서 자신의 아이를 또 그 입시지옥에 몰아놓고, 자신은 열심히 돈을 벌어야 하는 나라... 그러면서도 '다른 부모들은 가난해서 그것마저 못하니, 나는 좋은 부모이고, 너는 행복한 학생이야' 라고 말해야 하는 나라....

결국 한 사람의 인생이 교육에서 출발해서 교육으로 끝나고, 그 족쇄를 내려놓는 방법이 양육비 무서워서 혼자 살거나 아이를 낳지 않거나, 공교육을 포기하고 대안교육 또는 외국 교육으로 전환하는 나라... 그래서 2030년에는 노인인구가 아이인구의 2배가 넘는다는 통계가 나오는 나라...

그런 역사가 반복되는 대한민국이지만, 그 현실이 고쳐지지 않는 것도 맞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국가교육'을 버리고, 다들 알아서 공부시키고 알아서 살아가세요.... 라고 국가가 직접 말할 수 있을까요?

국가도 압니다. 입시제도가 아이들의 가슴을 누르고 있고, 공교육 정상화가 너무 어려운 일이라는 것들을 말이죠. 그렇다고 국가가 교육을 방치할 수도 없다는 것들을 말이죠.  

그래일까요? 1997년 IMF 사태 이후, 미국의 '자기주도학습 전략'이 갑작스럽게 한국 사회에 밀려들기 시작합니다. 국가, 기업, 사회, 학교, 학부모 모두가 이제는 변해야 한다는 인식을 갖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공부법의 변화가 시작된 것이죠.

그렇지만, '스스로 공부한다' 는 너무나 당연한 말이 대한민국 사회에 보급되는 것이 10년이나 걸렸답니다. 대체 왜일까요?

다른 이유도 많지만, 1가지만 설명하자면 공부는 곧 '지식' 이라는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지 않았고, 국가 역시 그 인식을 바꾸기 위한 실험에 너무 많은 시간을 보냈기 때문이죠. IMF 이후, 대한민국의 신자유주의를 기반으로 한 교육은 수많은 실험을 했답니다.

기술학교, 수시, 농어촌 전형, 특별전형..... 지식이 아닌 다른 잣대로 학생을 선발하려는 별별 시도를 다 해봤고, 그 결과로 지금의 자기주도학습 전형, 입학사정관제 전형이 등장한 것이지요.

하지만, 학부모들의 인식은 겉으로 보기엔 10년전과 별반 큰 차이가 없답니다.

처음에 아이를 낳고 유치원, 초등학교 까지 보낸 부모님들은 아이를 위해 진지한 고민을 많이 하십니다. 우리 초등학교는 지식 교육이 아니라 우리 아이가 진정 행복할 수 있는 교육을 받는 학교였으면 좋겠다라고 대부분 생각하시지요.

지금 젊은 세대의 학부모님들은 이전보다  대학교육을 받은 분들도 많고, 생각이 깨어있는 분들이 많거든요.

하지만, 아이가 초5가 넘어가고,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대부분 좌절을 경험하십니다. 우리나라 현실에서 내가 생각한 교육적 이상은 아이 장래에 해가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지요.

과연, 반에서 10등하는 우리 아이가 대학을 못가고도 행복할까? 우리 아이가 마이스터고에 가서 기술 명장이 된다고 해도 대학졸업장이 없으면 결혼할 때 불리하지 않을까?

그렇습니다. 사실 학부모들의 인식이 바뀌지 않았다고 위에 적은 것은 거짓말입니다. 최소한 제가 만나본 학부모님들은 다 깨어있는 분이었고, 자녀가 성장하는 내내 자녀들을 위해 무엇이 바람직한 것인가를 고민하시는 분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러나 변하지 않는 '입시'라는 큰 틀.... 그것이 학부모님들의 입을 막는 족쇄이고, 학부모들의 행동을 막는 수갑이었습니다. 그래서 학부모는 10년이 지나도 바뀐 것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것입니다.

최근 '자기주도학습'이 열광적인 이유 중 하나는 그것입니다. 어짜피 우리 아이는 공교육 안에서 교육을 받을 수밖에 없고, 그나마 그 안에서 수갑은 차고 있지만 자율적으로 몸을 움직일 수 있는 학습법이 자기주도학습이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우리나라의 사교육은 항상 그 약점을 물고 늘어진답니다.

지식위주의 입시에서는 지식을 가르치는 학원이 등장했고, 자기주도학습이 대세일 경우 자기주도적 학생을 만든다는 이름으로 학원이 생긴답니다. 최근에는 자기소개서 쓰는 법을 알려주는 학원, 학업계획서를 정리해주는 학원, 일기나 독후감같은 포트폴리오를 관리해주는 인터넷 사이트까지 그 영역은 무한 확장되고 있죠.

대한민국에서는 어떤 입시정책이 나와도 아이가 자기주도적으로 공부하기는 힘들답니다. 학생의 궁국적인 목표가 '입시'라는 인식이 살아있는 한 스스로 공부하는 자기주도학습까지 학원에 앉아서 강의를 들어야 하니까요.

그렇다고 대한민국 교육이 완전 절망적인 상황일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최근 몇 년 동안을 보면, 사람들의 인식이 이전보다 몇 배 빨리 변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답니다. 특히 20-30세대 부모님들은 그 윗 세대의 부모님들과 확실히 다른 교육 철학을 가지고 있습니다. 단지, 입시라는 족쇄를 차고 있어서 하고픈 말을 하지 못할 뿐이죠.

하지만, 최근에 사회관계망이 발달하고 SNS 라던가, 학부모 모임이라던가, 지역사회의 교육이 라던가, 평생교육이라던가 하는 부분들이 정착되면서 학부모간의 소통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듯 합니다. 물론 한국 교육이 정치적인 세력이나 경제적 지원에 민감하긴 하지만, 조만간 굳이 '입시'가 아니더라도 우리 아이는 성공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지 않을까 합니다.

그럼 개론적이고 원론적인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고, 이제 본격적인 이야기를 출발하고자 합니다. 먼저 역사적으로 스스로 공부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였는지 살펴보고, 역사학과 심리학을 묶어보는 이야기를 전개해 볼까요?

자료 참조 : 자기주도학습 <큰사람연구소>  http://imentoss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