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사에 나오는 한국사 자료들 - 진서 사이전 왜인 편

중국사에 나오는 한국사 자료들 - 진서 사이전 왜인 편

왜인은 대방 동남쪽 큰 바다 속에 있다. 산과 섬을 의지해서 나라를 세웠는데, 그 나라 땅에는 산과 숲이 많고 좋은 밭은 없다. 그래서 바다 속에 나는 생선을 먹고 산다.   옛적에는 조그만 나라 백여 개가 있어 서로 연접해 있었더니 위나라 때에 와서는 삼십여 국이 서로 좋게 지내고 있다. 호수는 칠만이 있다.   남자는 어른이나 어린이를 가릴 것 없이 얼굴과 몸뚱이에 바늘로 먹물을 넣어 글씨나 그림을 그린다. 그들은 자칭 태백의 자손이라 하고, 또 말하기를 상고 때 중국에 사신으로 왔을 때에 그들은 자칭 대부라고 했다고 한다.   옛날 하나라 때 소강의 아들을 회계에 봉했더니 그는 머리를 깎고 몸뚱이에 먹물로 글씨를 넣어 교룡의 해를 피한 일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 왜인들이 물 속에 잠겨 물고기 잡기를 좋아하고, 역시 몸뚱이에 먹물을 넣어 물새를 피하는 것을 보고, 또 그 이수를 따져 보면 회계 동쪽에 해당하니 소강의 자손이 아닌가 싶다.   그 지방 남자들은 포목을 서로 이어 매어 가지고 가로 걸치고 다닐 뿐 꾀매는 법은 없다. 여자는 모두 홑것을 입고 통째로 만들어 가운데에 구멍을 뚫어가지고 머리에서부터 들러 써 입는다. 모두 머리를 풀고 발을 벗는다.   땅은 따뜻해서 모든 곡식과 벼와 삼을 가꾸기에 알맞다. 누에를 쳐서 비단을 짜 입는다. 그 곳에는 소나 말이 없고, 칼이나 방패, 활, 화살이 난다. 화살에는 쇠로 촉을 만들어 꽂는다.   집을 짓고 살며, 부모와 형제끼리 거처하는 곳이 각각 다르다. 음식을 먹는 데는 모두 그릇에 담아 먹고 또 혼인을 지내는 데에는 돈이나 비단을 쓰지 않고 옷만을 만들어 아내를 맞는다.   사람이 죽으면 관은 써도 곽은 없다. 흙을 모아 무덤을 만들고 사람이 죽었을 때는 곡하고 울면서 고기를 먹지 않는다. 장사를 지내고 나면 온 집안 식구가 모두 물 속에 들어가 목욕을 해서 몸을 깨끗이 하여 상서롭지 못한 것을 씻어 없앤다.   무슨 큰 일이 있을 때는 그들은 자기 뼈를 불로 지져서 길하고 흉한 것을 점쳐 본다. 그들은 올바른 사시를 알지 못하고 다만 가을이 되어  곡식을 거두어 들이는 것을 가지고 일년이 지났다고 친다. 그래도 사람들은 오래 살아서 백 세를 사는 자도 있고, 혹은 팔,구십세를 산다.   그 나라에서는 여자가 많다. 그러나 그들은 음란하지도 않고 질투하지도 않는다. 그래서 다투고 소송하는 일이 없다. 가벼운 죄를 범한 자는 그 처자들을 몰수하고, 중한 자는 일족과 온 집안 까지 멸망시킨다.   옛날에는 남자로 왕을 삼았었는데 한나라 말년에 왜인들은 난리를 일으켜 서로 치고 토벌하는 일이 그치지 않았다. 이에 여자를 세워 왕을 삼고 그 이름을 비미호라고 불렀다. 이것이 바로 선제 때의 평공손씨이다. 그 여왕이 사신을 보내서 대방에 와서 조현했다. 그 뒤로부터 조공하는 일이 끊어지지 않다가 문제가 정승이 되자 더욱 자주 보내 왔다. 또 태시 초년에도 사신과 역관을 보내 와서 공물을 바쳤다.(晉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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