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사에 나오는 한국사 자료들 - 북사 백제전

중국사에 나오는 한국사 자료들 - 북사 백제전

백제는 대개 마한의 붙이로서 원래는 색리국에서 나왔다. 그 왕이 외방에 나가 다니는 사이에 왕을 모시고 있는 여인 시아가 무단히 태기가 있다. 왕이 돌아와서 이것을 알고 죽이고자 한다.   이에 시아가 말하기를, [전에 보니 하늘 위에 무슨 이상한 기운이 있어 크기가 계란만한 것이 내려와서 제 몸에 감응해 가지고 태기가 있기 시작했습니다] 한다.   왕은 이 말을 듣고 그대로 내버려 두었더니 그 뒤에 남아 하나를 낳았다. 왕은 이것을 돼지우리에 갖다 두게 했더니 돼지가 입기운으로 아이를 불어서 따뜻하게 해주어 죽지 않고 자란다. 다시 마굿간에 갖다 두었더니 말도 역시 이와 같이 한다. 이것을 보고 왕은 신기스럽게 여겨 신하들에게 명하여 기르게 하고 이름을 동명이라고 했다.   동명은 자라면서 활을 잘 쏘니 왕은 그 용맹스러운 것을 꺼려서 다시 죽이려 한다. 동명은 도망하여 남쪽으로 엄체수에 이르러 활로 물을 치니 물고기들이 떠올라 모두 다리를 만들어 준다. 이리하여 동명은 이 다리를 타고 건너서 부여에 가서 왕노릇을 했다.   동명의 후손에 구태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어질고 믿음이 있었는데 처음 대방의 옛땅에 나라를 세우니 한나라 요동태수 공손도가 자기 딸을 그에게 보내어 아내를 삼게 하니 이로부터 드디어 동이 중의 강국이 되었다. 처음에 이 나라는 백성 백가를 데리고 건너 갔다고 해서 나라 이름을 백제라고 했다.   그 나라는 동쪽으로는 신라, 고구려에 닿았고, 서남쪽은 모두 큰 바다에 끝닿았다. 조그만 바다 남쪽에 자리잡고 있어서 동서쪽 길이가 사백오십리이고, 남북쪽은 구백여 리가 된다. 그 도읍은 거발성이라고도 하고, 또는 고마성이라고도 한다.   그 밖에도 또 다섯 곳의 성이 있는데 중앙에 있는 것은 고사성이라 하고, 동쪽에 있는 것은 득안성이라 하고, 남쪽에 있는 것은 구지하성이라 하며, 서쪽에 있는 것은 도선성, 북쪽에 있는 것은 웅진성이라고 한다.   왕의 성은 여씨이고 이름은 어라가이니, 백성들이 부르기를 건길지라고 하는데 이것은 중국 말로 왕이라는 말이다. 또 왕의 아내는 이름을 어륙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중국 말로 비라는 말이다.   벼슬은 십육까지 품계가 있다. 즉 좌평은 오명이니 일품이요, 달솔은 삼십명이니 이품이요, 은솔은 삼품이요, 덕솔은 사품이요, 간솔은 오품이요, 내솔은 육품이다. 이들은 모두 관에 은빛 꽃을 꽂는다.   다시 장덕은 칠품이니 자줏빛 띠를 띠고, 시덕은 팔품이니 검은 띠, 고덕은 구품이니 붉은 띠, 계덕은 십품이니 푸른 띠를 띤다. 대덕은 십일품이요, 문독은 십이품이니 이들은 모두 누런 띠를 띤다. 무독은 십삼품이요, 좌군은 십사품이요, 진무는 십오품이요, 극우는 십육품이니 모두 흰 띠를 띤다.   은율 이하서부터는 관리가 정원이 없고, 다만 각 부사가 따로 있어 모든 사무를 나누어 맡는다. 내관은 전내부, 곡내부, 내략부, 외략부, 마부, 도부, 공덕부, 약부, 목부, 법부, 후궁부가 있다. 외관으로는 사군부, 사도부, 사공부, 사구부, 점구부, 객부, 외사부, 조부, 일관부, 시부가 있다. 장사는 삼년에 한 번 교대하게 된다.   서울은 각각 방위가 있어 이것을 오부로 나누었다. 즉 상부, 전부, 중부, 하부, 후부가 있고, 각 부에는 다시 다섯 항이 있어서 모든 사서인들이 살고 있다.   각 부마다 군사 오백 명씩을 거느리게 하고, 다섯 방위에는 각각 방령 한 명씩이 있다. 이것은 달솔이 그 책임을 맡고 방좌가 돕게 된다. 각 방위마다 십군이 있고, 군에는 장이 삼명씩 있는데, 이것은 덕솔이 맡고 군사 일천이백 명 이하 칠백 명 이상을 거느리게 된다. 이리하여 성의 안팎과 나머지 조그만 성을 모두 나누어 맡게 한다.   그 나라에는 신라, 고려, 왜국 사람들이 섞여 살고 또 중국 사람도 살고 있다. 그 의복과 음식은 고려와 대략 같다. 조배하는 것과 제사 올릴 때는 관 양쪽에 모두 새깃을 꽂고 군사의 일이 있을 때는 꽂지 않는다.   이들에게 절하고 뵐 때에는 두 손을 땅에 대고 절하고, 부인은 얼굴에 분 칠을 하지 않고 머리를 뒤로 쪽찌어 내리뜨린다. 그리고 출가하면 양쪽으로 나누어서 위로 틀어올린다. 옷은 도포와 같으면서 소매가 조금 크다.   군인들은 활과 화살, 칼, 창 등을 쓰고, 그들의 풍속은 말 타고 활 쏘는 것을 소중히 여기며, 또 겸해서 분사를 사랑하여 조금 뛰어난 자는 글도 지을 줄 안다. 또 능히 관리의 일에 밝고, 의약과 점 치는 일, 그리고 상술과 음양과 오행의 법을 안다. 승니가 있어서 절과 탑이 많으나 도사는 없다. 악기로는 고각, 공후, 쟁간, 취적 따위가 있고, 투호, 저포, 농주, 악삭 등의 놀이도 있다. 그 중에서 더욱 바둑과 장기를 숭상한다.   송나라의 원가력을 써서 인월로 정월을 삼는다. 세금은 포목과 비단, 실, 삼, 쌀 등으로 내고, 연사의 풍년 들고 흉년 드는 것을 보아서 차등 있게 받는다.   그들의 형벌은 반역의 죄를 졌거나 군인으로 도망한 자, 그리고 사람을 죽인 자는 목 베어 죽이고, 도둑질을 한 자는 귀양 보내는 동시에 훔친 값어치의 배를 받아들인다. 여자로서 간음한 자는 그 가족을 데려다가 남편의 집 종으로 삼는다. 혼인하는 예법은 대략 중국과 같다.   부모와 남편이 죽으면 삼년 동안 복을 입고, 그 나머지는 장사를 끝내고 나면 복을 벗는다. 땅은 몹시 습하고 기후가 따뜻하여 사람들은 모두 산 속에 산다. 큰 밤이 나고 오곡과 여러 가지 과실과 채소가 나며, 술과 식혜, 맛 있는 반찬들을 만들어 먹는 것은 내지와 같다. 오직 그 곳에는 낙타, 노새, 나귀, 양, 오리, 거위 등속이 없다.   그 나라에 큰 성이 여덟이 있는데, 그것은 사씨, 협씨, 해씨, 진씨, 골씨, 목씨, 묘씨 등이다. 그들의 풍속은 해마다 사월이면 하늘과 오제의 신에게 제사를 드린다. 또 그 시조 구태의 사당을 국성에 세우고 해마다 네 번씩 제사를 지낸다.   그 나라 서남쪽에 있는 섬 속에 사람 사는 곳이 십오개소나 되는데 모두 성이 있고 읍이 있다.   위나라 연흥 이년에 그 왕 여경이 비로소 그들의 관군장군 부마도위 불사후 장사 여례와 용양장군 대방태수 사마장무 등을 보내서 표문을 올리고 말하기를, [신은 고려와 함께 근원이 부여에서 나왔아온데 선조의 때에는 옛법을 독실하게 믿어 왔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그의 조부 쇠가 경솔히 이웃 나라와의 우호를 저버리고 신의 국경을 침입해 오자 신의 조부 수가 군사를 정제하여 이를 급격히 쳐서 쇠의 머리를 베었습니다. 이로부터 그들은 감히 남쪽을 바라다보지 못하고 풍씨가 운수가 다한 뒤로는 모두 도망하여 숨어 버리니 추한 무리들이 점점 강성해져서 드디어 우리를 핍박하여 원망을 품고 화가 연달아 일어나기를 삼십년 동안 계속되고 있습니다. 하오니 만일 천자의 간곡하신 은혜가 멀리 먼 나라에 까지 미치신다면 속히 한 장수를 보내시어 신의 나라를 구해 주시옵소서. 그리하오면 신의 딸을 보내 들여 후궁의 일을 맡게 하겠아오며, 또 자식과 아우를 보내서 마구간에서 말을 치게 하겠습니다. 그리고 조그만 땅이라도 감히 내 것으로 생각지 않겠습니다. 지난 경진년에 신의 나라 서쪽 국경 바다 속에서 시체 십구를 보고 거기에서 의복과 그릇, 말안장, 굴레 등을 얻었아온데 이것은 고려의 물건이 아니었고, 뒤에 들으니 이것은 왕인으로서 신의 나라에 항복하러 오다가 긴 뱀이 길을 가로막고 있어 바다속에 빠진 것이라 합니다. 이제 그 때 얻은 말안장을 보내 드리오니 이것을 보시고 그 사실임을 아시옵소서] 했다.       이에 헌문제는 그들이 먼 곳에서 험한 것을 무릅쓰고 온 것을 생각하여 예로 대접하고 사신 소안을 보내서 그 쪽에서 온 사신과 함께 돌려 보냈다.   이 때 조서를 내려, [이제 표문을 받아 경의 아무 일이 없음을 알겠다. 경이 고려와 화목하지 못하여 침범을 당한다 하니 진실로 능히 의리를 쫓아 어진 마음을 지키고 있으면 어찌 그 원수들을 근심할게 있겠는가. 전에 사신을 보내 수로로 가서 먼 곳에 있는 나라를 구원하게 했더니, 그 뒤에 여러 해가 되었는데도 한 번 가더니 돌아오지 않으니 그 생사와 또는 그곳에 도달했는지 아닌지조차 알 길이 없다. 경이 보낸 말안장은 예전에 이곳에서 쓰던 것과 비교해 보니 중국 물건이 아니니 이러한 의심 나는 일을 가지고 과오를 범하지 말고 몯느 일ㅇ르 처리하여 따로 보고하도록 하라] 했다.   또 조서를 내려 말하기를, [고려는 우리 선조에 대하여 번신이라 일컫고 직책을 다해 온 지 이미 여러 해가 되었다. 그러니 저들이 비록 옛날로부터 틈이 생겼다 하더라도 우리나라에는 명령을 범한 허물이 없는 터인데 경이 사신을 보내서 비로소 소식을 통하고 문득 토벌하기를 요구하니 깊이 사리를 생각해 보건대 이치에 역시 맞지 않는다. 바쳐온 비단과 해물들은 비록 다 받지는 못했어도 경의 지극한 마음을 분명히 알겠다. 이제 여러 가지 물건을 별지와 같이 보낸다] 했다.   또 여넹게 조서를 보내서 안 등을 돌려 보냈다. 그들이 고려에 이르자 연은 말하기를, [옛날에 여경과 원수가 있으니 동쪽으로 지나갈 수가 없다] 해서 안 등은 모두 본국으로 돌아가니, 제는 이것을 알고 조서를 내려 깊이 책망했다.   오년에 안 등으로 하여금 동래로 해서 바다를 건너 여경에게 새서를 주어 그 정성과 절조를 표창하게 했다. 그러나 안 등이 바다에 이르자 바람을 만나 배가 위험하여 마침내 그 곳까지 도착하지 못하고 돌아왔다.   진나라 때로부터 송, 제, 양 등이 강 좌우에 웅거하고 있었는데, 이들도 역시 사신을 보내서 번신이라 일컫고 겸해서 봉해 주는 것을 받고, 또한 위와도 끊지 않았다.   제가 동위에게서 선위를 받자 그 왕 융이 또한 사신을 보내 왔었는데, 엄이 죽자 그 아들 여창이 또한 제에 사신을 보냈다.   무평 원년에 제나라 후주가 여창으로 사지절시중 거기대장군 대방군공 백제왕을 삼았다. 이년에 또 여창으로 지절도독 동청주제군사 동청주자사를 삼았다.   북주 건덕 육년에 제가 멸망당하자 여창이 비로소 사신을 보내서 주나라와 서로 통했다. 다음 선정 원년에 또 사신을 보내서 물건을 바쳐 왔다.   수나라 개황 초년에 여창이 또 사신을 보내서 방물을 바치니 이에 상개부 대방군공 백제왕을 배했다.   진을 평정하던 해에 전선이 표류해서 바다 동쪽 탐모라국에 이르렀다가 그 배가 도로 돌아가는 길에 백제를 지나게 되었다.   이 때 여창은 그를 몹시 후하게 대접해서 보내고, 겸하여 사신을 보내서 표문을 올려 진을 평정한 일을 하례하니 문제는 이를 좋게 여겨 조서를 내리기를, [저 나라가 멀리 떨어져 있어 왕래하기가 지극히 어려우니 이제부터는 해마다 공물을 보낼 것이 없다] 하니, 사신이 춤을 추고 돌아갔다.   팔년에 여창이 그 장사 왕변나를 시켜서 와서 방물을 바치면서 요동의 싸움을 일으킬 것이니 칭컨대 길을 안내해 달라고 한다. 이에 제는 조서를 내려 그 사신을 후하게 대접해 보내도록 했다. 이에 고려에서 그 일을 알고 군사를 내어 국경을 침입했다.   여창이 죽고 앋르 여장이 서자 대업 삼년에 여장이 사신 연문을 보내서 조공을 바쳤다. 그 해에 또 사신 왕효린을 보내서 물건을 바치고 고려 치기를 청하니 양제가 이를 허락하고 명하여 고려의 동정을 살피도록 했다.   그러나 여장은 속으로 고려와 서로 화친하여 가지고 거짓 중국을 엿보고 있었다. 칠년에 제가 친히 고려를 치니 여장은 그 신하 국지모를 보냇 ㅓ와서 군기를 청하니, 제는 크게 기뻐하여 후하게 상을 주고 상서기부랑 석률을 보내서 백제에 가서 이를 알렸다.   이듬해에 육군이 요를 지나니 여장도 또한 국경지방에 군대를 많이 내어 중국 군사를 돕는다. 큰 소리를 쳤으나 실상은 두 다리를 걸치고 있었다. 이런 지 얼마 안 되어 신라와 틈이 생겨서 항상 서로 전쟁을 했다.   십년에 다시 사신을 보내서 조공을 바치더니 그 뒤에는 천하가 어지러워져서 사신이 끊기고 말았다. 그 나라에서 남쪽으로 바다 속을 석 달 동안 가면 탐모라국이 있는데, 그 나라는 남북쪽으로 천여 리가 되고 동서쪽으로는 수백 리가 된다. 그곳에서는 사슴이 많이 나고 백제에 소속되어 있는데, 여기에서 서쪽으로 다시 삼일 동안을 가면 맥국에 도달한다고 한다.(北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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