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사에 나오는 한국사 자료들 - 북사 신라전
신라는 그 조상은 본래 진한의 종족이다. 땅은 고려 동남쪽에 있으니 한나라 때 낙랑이 바로 이곳이다. 진한은 진한이라고도 한다. 사람들이 서로 전하기를, [진나라 때 도망해 온 사람들이 부역을 피해서 마한으로 가서 살았는데, 그 사람들이 진나라 사람이었다고 해서 그 땅을 진한이라고 했다] 한다. 그들의 말하는 것과 물건 이름들은 모두 중국 사람과 비슷하다. 즉 나라르 방이라 하고, 활을 호라 하고, 도둑을 구라 하고, 술잔 돌리는 것을 행상이라 하고, 사람들끼리 서로 부르는 것을 모두 도라고 한다. 그래서 마한과는 전혀 다르다. 또 진한의 왕은 언제나 마한 사람을 데려다가 시켜서 대대로 전해 가기 때문에 진한은 자기들 스스로 왕노릇을 하지 못한다. 이것은 유리해 온 사람인 때문에 그렇다는 것이 분명하다. 그래서 언제나 항상 마한에게 견제를 받는다. 진한은 맨 처음 나라를 세운 뒤로 차츰 나뉘어서 십이개 나라가 되었으니 신라도 역시 그 중의 하나인 것이다. 혹은 말하기를, [위나라 장수 무구검이 고려를 쳐서 깨치고 옥저로 도망했다가 그 뒤에 다시 자기 나라로 돌아갔는데 이 때 거기에 남아 있던 사람들이 드디어 신라가 되었다] 한다. 신라는 또 사노라고도 한다. 그곳에는 중국 사람도 있고, 또 고려, 백제 사람들도 섞여서 산다. 그들은 옥저, 불내, 한예의 땅들을 차지했는데, 그 나라 왕은 본래 백제 사람이었다. 백제 사람이 바다로 해서 도망하여 신라로 들어와 가지고 드디어 그 나라의 왕이 되었다. 이 나라는 본래 백제에 붙었었는데, 백제가 고려를 치자 고려는 싸움을 견디지 못하여 서로 이끌고 이리로 돌아가서 드디어는 강성한 나라가 되었다. 그리하여 역시 백제가 하던 일을 답습해서 가라국에 붙여 살면서 삼십대를 내려와 진평왕에 이르렀다. 수나라 개황 십사년에 사신을 보내서 방물을 바치니 문제는 그에게 진평상개부 낙랑군공 신라왕을 배했다. 그 나라 관리에는 십칠등이 있다. 첫째는 이벌간이니 이것은 귀하기가 상국이나 마찬가지이고, 다음은 이척간이요, 그 다음으로는 영간, 파미간, 대아척간, 을길간, 사줄간, 급복간, 대나마간, 나마, 대사, 소사, 길사, 소오, 조차의 차서로 되어 있다. 밖으로는 군과 현이 있고, 그들의 문자나 병기와 군사 같은 것은 대개가 중국과 같다. 사람들 중에서 건장한 자를 뽑아서 모두 군대에 입대시키고 봉수 같은 것도 모두 주둔하는 부오가 정해져 있다. 풍속과 형정과 의복은 대략 고려, 백제와 같다. 매달 초하룻날에는 서로 하례하는 예를 갖추고 왕이 연회를 베풀어 모든 관리들을 불러 모아가지고 해와 달의 신주에게 절을 한다. 또 팔월 십오일에는 음악을 올리고 관릳르로 하여금 활을 쏘게 해서 상으로 말과 포목을 준다. 무슨 큰 사건이 생기면 관리들을 모아놓고 의논해서 일을 정한다. 입는 옷은 흰 것을 숭상하고 부인은 머리를 땋아 목을 감고 거기에 여러 가지 비단과 구슬로 장식을 한다. 혼인 지낼 때에는 오직 술과 음식만을 장만하는데 이것을 잘 마련하고 못 마련하는 것은 생활의 빈부에 따라 한다. 새로 혼인하는 날 밤에는 여자가 먼저 시아비와 시어미에게 절을 한 다음 남편의 큰 형에게 절한다. 사람이 죽으면 관을 써서 염습해서 장사를 지내고 무덤을 만든다. 부모나 처자의 초상에는 일년 동안 복을 입는다. 밭은 몹시 좋고 기름져서 모든 곡식을 다 심어 먹는다. 그 곳의 오곡이나 과실, 채소 그리고 새와 짐승이 나는 것은 대략 중국과 같다. 대업 이래로 해마다 조공을 바쳐 왔다. 신라는 또 산이 험한 곳이 많기 때문에 비록 백제와 틈이 있어도 공격할 생각을 갖지 못한다.(北史)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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