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수놈 일진회야!(대한매일신보)
원수놈 일진회야! 잘 보아라. 국세를 보건대 분개를 금할 수 없노라. 4천여 년의 생맥은 일조에 패망하였으니 무슨 면목으로 단군, 기자를 대하리오. 백두산 밑 강물은 예와 변함없어도 3천리 금수강산을 간 데 없고 한설만 쌓여 있도다. 북간도, 서간도로 이주하는 동포의 발소리가 요란하고 단군의 자손들은 돈 없어 눈물 흘리니 이 꼴을 차마 볼 수 있는가. 남편은 본가로 가고 처는 친정으로 가니 생이별이 가엾구나 가엾구나. 단군의 자손들아 한국종자들아, 뿔뿔이 헤어져 걸식하고 도처에는 구타되니 오호라, 이렇게 만든 자는 누구냐, 바로 일진회가 아니냐. 이제 합방문제를 냈으니 머지않아 만물세를 낼 것이다. 이놈들아, 골육상쟁도 정도가 있느니라. 내가 살면 너도 살고, 내가 죽으면 너도 죽을 것인데 너희들은 무슨 권리를 얻고 무슨 짓을 했기에 이 따위 일을 하는가. 이 주먹을 받아라. 보라, 우리의 형제 안중근은 이등의 머리를 쏘아 죽였고 이재명은 역적대신을 총살하였으니 독립의 날이 날 듯이 찾아올 것이다. 원수놈의 일진회야, 너희도 똑같은 운명이다. '대한매일신보'의 1907년 2월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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