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도교 자주독립 선언문(1922)
존경하는 천도교인 및 민중 여러분! 우리 대한은 당당한 자주독립국이며 평화를 애호하는 세계의 으뜸 국민임을 재차 선언합니다. 지난 기미년의 독립만세운동은 곧 우리의 전통적인 독립의 의지를 만방에 천명한 것이고 국제정세의 순리에 병진하는 자유 정의 진리의 함성이었습니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무력적인 압박으로 말미암아 우리의 자유와 평등을 주장한 이 자주독립운동은 몹시 가슴 아프게도 꺾이었습니다. 우리의 지난 민족종교계 대표들은 자진해서 일본경찰에 체포되어 갔습니다. 그것은 당당한 우리의 평화적인 행동으로 독립의 절규를 상징하는 일대 시위운동이었습니다. 그들은 우리 대표를 갖은 곤욕과 무질서한 문초로 위협하였습니다만 우리는 결코 비굴하거나 투항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마침내 다시 풀려나 자유의 몸이 되었으나 반도 삼천리가 모두 감옥이나 다를 바가 없습니다. 우리의 독립을 위한 투쟁은 이제부터가 더욱 의미가 있고 중요합니다. 뜻 맞은 동지끼리 다시 모여 기미년의 감격을 재현하기 위해 천도교의 보성사 사원일동은 재차 봉기하여 끝까지 조국의 독립을 위해 신명을 바칠 것을 결의하고 선언하는 바입니다. 아! 우리 민중들은 차마 망해가는 성스러운 나라를 그냥 방치해두렵니까. 좌절해서는 아니됩니다. 진실로 우리 나라 우리 집을 위해 한두 사람의 지사가 없단 말입니까. 비참하고 슬픈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운이 다해서 그렇습니까? 명이 다해서 그렇습니까? 우리는 일어나야 합니다. 그래서 섬나라 사람은 섬으로 보내고 대한 사람은 대한을 지켜야 합니다. 비록 우리가 지금 압박과 질곡 속에 얽매여 있다 해도 우리는 틀림없이 광복하고 말 것이니 민중이여 안심하고 경건하게 이번의 독립시위운동에 참가하십시오. 우리의 역사는 반만년의 빛나는 전통과 유서가 있는 것이고 근대적 충의와 도덕의 근원이 깊은 것일 뿐 아니라 종교와 문학이 융창하고 밝아서 그 시택이 일본을 살찌게 하였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들보다 우위에 있음을 긍지로 알아야 하겠습니다. 우리의 국혼이 건재하고 견고하면 우리는 결코 망하지 않습니다. 이제 문득 국제정세를 살펴보건대 시급히 도모하여 독립시위운동을 하지 않으면 자존영생할 수 없으며 예의 항거하여 일본을 족축하지 못하면 결코 발전할 수 없음을 명심해야 합니다. 지금 살고 있는 것은 사는 게 아닙니다. 일본도 기미년 이후 무단적인 헌병경찰통치를 고쳐 유화정책을 쓰고 있으나 이는 고등경찰통치이므로 기만당해서는 아니됩니다. 우리의 절대적인 주장은 오로지 독립이 있을 뿐입니다. 우리 민족의 진로에는 오직 자주독립이 있을 뿐입니다. 사회주의 풍조를 불식하고 오직 민중국가 건설에 매진하고 일본의 감언이설에 기만당하는 간사한 어리석음을 깨끗이 씻어내야 할 것입니다. 민중 각자는 짚자리에서 잠자고 창을 베개로 하며 또 끓는 물 속이나 불 속의 형세라도 흔쾌히 뛰어들어 온누리가 자주독립되게 하여 일월이 다시 밝아지면 어찌 한 나라에 대한 공로만으로 그치겠습니까? 지난번 비록 미국 워싱턴의 태평양회의에 거는 독립에 원대한 계획이 수포로 돌아갔다고해도 우리의 독립의지에는 변함이 없을 것입니다. 우리의 앞날에는 영광과 행복이 있을 뿐입니다. 어서 이 독립운동 대열에 참여해주시길 간절히 비는 바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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