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성왕의 즉위와 원성왕계의 시작

 

원성왕의 즉위

원성왕(元聖王)이 즉위하니 휘는 경신(敬信)으로 내물왕의 12세손이었다. 어머니는 박씨 계오부인(繼烏夫人)이며 비는 김씨 신술(神述) 각간의 딸이다. 처음에 혜공왕 말년에 반신(叛臣)들이 발호할 때 선덕(宣德)이 상대등(上大等)으로 있으면서 임금 측근의 나쁜 무리들을 제거하자고 먼저 부르짖자 경신이 참여하여 난을 평정한 공이 있었으므로 선덕이 즉위함에 이르러 그는 곧 상대등이 되었다. 선덕이 돌아가고 아들이 없었으므로 군신(群臣)이 후사(後嗣)를 의논하여 왕의 족자(族子)인 주원(周元)을 세우려고 하였다. 주원의 집은 서울 북쪽 20리 떨어진 곳에 있었는데 마침 큰 비가 와서 알천(閼川)의 물이 불어 주원이 건너오지 못하니 어떤 이가 말하되 "사람이 임금의 큰 자리에 즉위한다는 것은 진실로 사람이 도모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오늘 폭우가 쏟아진 것은 하늘이 혹시 주원을 세우는 것을 원하시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지금 상대등 경신(敬信)은 전왕의 아우로서 평소에 덕망이 높았으며 임금으로서의 풍체를 갖추었다."고 하였다. 이에 여러 사람의 의논이 일치하여 그를 세워 왕위를 계승하게 하니 이윽고 비가 그치매 국인(國人)이 모두 만세를 불렀다. - 삼국사기 권10, 신라본기 10, 원성왕 -

참고글 : 선덕왕이 혜공왕대의 난을 진압하면서 왕이 된 상대등이라면, 원성왕은 같은 공신으로 선덕왕 대 상대등에 머물다 왕이 된 자입니다. 즉, 상대등계 왕이 실력으로 왕위를 이어가면서 원성왕계라는 계통을 성립시키게 됩니다.

원래 왕위는 김주원이 더 가까웠는데, 비가 와서 그가 건너오지 못하자 원성왕 김경신이 왕이 되었다고 합니다. 대가로 김주원은 강릉에 식읍을 얻어 <부>를 관리하였는데, 여기에서 식읍의 개인 재산을 관리하는 <부>라는 것이 유래되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