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주의 멸망과 미녀 포사의 이야기
1. 사회적인 모순 서주의 사회적 기반은 씨족제를 기반으로 하는 봉건제도(정치적 기반), 종법제도(사회적 기반), 정전제도(경제적 기반)이었습니다. 따라서 서주의 멸망 원인은 이 3개의 제도가 문란해지는 것을 원인으로 삼아 이해하면 쉽습니다. 실제, 서주 멸망은 봉건제도를 기반으로 한 혈연적 종법관계가 시간이 지나면서 소원해 진 것에 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각 국이 독립적으로 서주의 영향력을 벗어나려 했고, 정전제로 대표되는 토지 공유제도가 문란해지면서, 토지의 분할점유 현상이 심해진 것도 하나의 멸망원인입니다. 그러나, 여기서는 사기 등에 나오는 내용을 중심으로 바라보죠. 2. 서주 중기 이후 사회적 모순 서주 중기 이후 사회적 모순은 대내적으로는 봉건체제의 붕괴였지만, 대외적으로는 민족간의 분쟁문제였습니다. <중화>라는 개념을 바탕으로한 혈연적 봉건제도는 제후가 주왕실에 조공을 소흘하게 바치고, 공벌을 일심으면서 점차 약화되어 가고, 주왕실의 권위가 추락하게 됩니다. 그러나, 주 왕실이 망하지 않고 독자적인 봉건세력들간에서 버틸 수 있었던 것은 같은 <중화민족>으로서 이민족의 침입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구심점이라는 인식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실제 융적과 같은 이민족의 침입에 서주는 효율적으로 대처하려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서주 중기시대에는 <여왕>의 잔악한 폭정 정치로 지배계급인 국인들이 집단 반란을 일으켜 <제후의 공동관리체제>로 주나라가 유지되기도 하는데 이를 <공화행정>의 시대라고 합니다. 이후 주나라는 점차 약해지면서, 지배층간의 갈등이 심해집니다. 선왕 때 지배층간의 커다란 갈등이 있었다고 전해지며, 유왕 때에는 엄청난 정치적 실정으로 왕의 아들들이 내전을 벌이는 상황까지 치닫습니다. 이에 주의 각 세력들은 <중화>라는 개념을 버리고, 각각 이민적을 끌어들여 이 사태를 수습하려 했고 결국 주나라는 견융이라는 이민족에 의해 망하게 됩니다. 주는 견융에 쫒겨 낙읍으로 천도하여 <동주시대>를 시작합니다. 이전의 주를 서주, 새로운 주를 동주라고 하는데 이 동주시대가 바로 주가 약해지면서 각각의 제후가 국가를 세우는 춘추시대입니다. 3. 유교적 입장에서 본 서주 멸망의 단편성 중국 역대 왕조의 멸망을 다룰 때, 의아한 것은 사마천의 사기와 같이 상당히 합리적인 관점에서 왕조의 흥망을 다루는 중국인들이 가끔 엉뚱한 관점에서 왕조의 흥망을 이야기한다는 점입니다. 예로 여자가 설쳐서 나라가 망했다던가, 이민족을 끌어들여서 나라가 망했다라고 결론을 내리는 걸 말합니다. 이것은 중국 한나라 이후 기틀이 잡힌 유교사관의 영향입니다. 역사를 유교적 관점에서 교훈을 얻고 자숙하려는 의미로 해석하고, 유교 이념에 역사를 꿔어 맞추려고 했기 때문이죠. 예로 서주가 멸망한 원인은 더 구체적인 면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이민족인 견융을 끌어들여 <중화인>들이 뭉치지 못했음을 원인으로 제시하고 있는 것 등등입니다. 이것은 서주 멸망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 멸망을 통해 중화인들은 뭉쳐야 한다는 교훈을 제시하는 유교적 사관을 역대 중국인들이 갖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중국인들은 왕조의 멸망을 <여화>라는 관점에서 찾는 것도 재미있는 부분입니다. 특히, 역사적 사실이 알려지지 않은 고대로 갈수로 <여자의 화>라는 개념이 더 대두합니다. 하나라의 멸망은 요녀 <말희>의 복수로 인해, 은나라의 멸망은 역시 재녀 <달기>에 의해 망한 것이며, 서주의 멸망은 미녀 <포사>에 의해 망한 것으로 기술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국가 멸망을 미인과 연계하여 여자를 경박한 존재이자 경계의 대상으로 인식하려는 중국 사관과 함께, 제왕은 여자를 멀리해야 한다는 도덕적 측면을 부각하려는 의도가 보입니다. 4. 포사 이야기 포사는 서주 말기에 유왕의 포악한 정치에 의해 부모를 모두 잃은 미녀였습니다. 그녀는 왕에게 복수하기 위해 왕의 여자로 들어갑니다. 그러나 포사는 절대 웃지 않는 미녀였습니다. 부모가 죽은 후 웃음을 잃었기 때문이죠. 포악했던 왕이지만, 그는 포사를 사랑했고 그녀가 웃는 모습을 보고 싶었습니다. 어느 날, 기름칠한 봉에서 한 일꾼이 미끄러지는 바람에 떨어져 죽은 사건을 보고 포사가 깔깔 웃었습니다. 왕은 그녀의 웃음을 보고자 많은 죄수들을 기름칠한 봉 위로 걸어가도록 했습니다. 많은 죄수들이 죽었죠. 그러나 포사는 더 이상 웃지 않았습니다. 왕은 그녀를 위해 많은 죄수를을 희생시켰습니다. 어느 날, 한 병사의 실수로 봉화대의 횃불을 올렸습니다. 군사들은 모두 전쟁이 난 줄 알고 무장을 하고 허겁지겁 모여들었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이 병사의 실수임이 밝혀졌고, 포사는 너무나 재미있다는 듯 깔깔 웃어대었습니다. 왕은 포사가 웃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시도때도 없이 봉화대에 햇불을 올렸습니다. 군사들은 이 때마다 허겁지겁 모여들었고, 각국의 제후들도 모여야 했습니다. 포사는 즐겁게 웃곤 했습니다. 그러나 실제 견융족이 쳐들어오자 봉화대의 햇불을 보고 모여든 제후는 없었습니다. 모두 왕의 장난으로 여긴 것이죠. 유왕은 처첨하게 전쟁에 지고 맙니다. 그러고 이 때 포사는 정말 행복하다는 듯이 웃습니다. 이 이야기는 실제 역사일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국가 멸망에 관련된 역사적 사건에 미인을 연결시킴으로서 왕은 국정에 좀더 힘쓰고, 여인을 멀리해야 한다는 왕의 책임을 강조하고 있는 것을 알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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