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크 왕국의 개창과 로마 교회의 수위권 선언
1. 수위권 선언 지금까지 게르만족의 이동으로 유럽사회가 엄청난 혼란을 겪은 것을 이야기했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혼란한 상황 속에서 유럽의 사람들은 무엇을 의지하고 이 위기를 수습했을까요? 그것은 바로 <삼위일체설>이 확립한 이후 로마 제국과 함께 성장했던 교회의 힘입니다. 로마사 이야기에서 교회가 로마 제국의 행정구역과 같은 방식으로 교구를 설정했다는 것을 이야기했습니다. 민족의 침입기에 서로마가 망하였고, 각 국가들은 이 위기를 타개할 방책이 없이 무능력했지만 카톨릭 교회는 달랐습니다. 실제 프랑크 왕국, 서고트 왕국 등은 카톨릭으로 개종하여 교회의 힘으로 위기를 탈출하려고 시도했었지요. 서방의 교황 레오 1세는 아예 로마 교회만이 모든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하면서 서방의 모든 카톨릭은 교황 아래에서 교황의 지휘를 받아야 한다는 <수위권>을 선언합니다. 레오 1세는 훈족의 대장 아틸라와 협상하여 훈족이 로마 영내에서 약탈을 하지 않는다는 약속까지 받아냅니다. 교황 그레고리 1세는 로마시의 <요새화>까지 추진하면서 행정능력을 발휘하였고, 로마의 위기는 교회의 힘으로 어느 정도 극복되는 듯 보였습니다. 즉, 서로마가 멸망하는 서유럽의 혼란기의 행정업무를 교회의 주교들이 책임진 것입니다. 교회의 구조와 서열 자체가 로마 제국의 영토에 맞추어 조직된 만큼 로마제국 대신 행정업무를 보기에 최적화되어 있는 구조였습니다. 로마 교회는 시민을 보호하고 로마 문화를 게르만에 전달하며, 게르만 국가들을 카톨릭으로 개종시키는 등 역사적으로 위대한 역할을 했던 것입니다. 이로서 중세 유럽의 역사는 로마 문화의 유산 위에 게르만의 새로운 전통을 가미 되었고, 카톨릭의 이념이 전 중세를 지배하는 3중적인 문화를 보유하게 됩니다. 2. 프랑크 왕국의 개창 프랑크 왕국은 메로빙거 왕조의 클로비스가 5c에 개창하였습니다. 오늘날 프랑스 지방과 그 주변의 영토를 보유한 국가입니다. 중요한 점은 5-6c를 거치면서 대부분의 게르만 국가들이 망했거나, 영토가 축소된 것에 비하여 프랑크 왕국은 5-10c 유럽을 주도하면서 확장을 거듭했다는 점입니다. 프랑크 왕국이 다른 게르만 국가와 달리 망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 파트에서는 그것을 짚어보려고 합니다. 우선 1번째 이유는 근거리 이동이라는 점에 있습니다. 4c 이후 게르만족의 대 이동은 대부분 엄청난 원거리 이동이였습니다. 지도를 보면, 서고토, 동고트, 반달 왕국은 어마어마한 이동 끝에 국가를 건설했습니다. 그리고 그곳의 선주민들과 끝없는 항쟁을 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프랑크 왕국은 유럽의 중심지인 갈리아 지방에서 이동하지 않고, 그 곳을 중심으로 영토를 확장하는 방식을 취합니다. 2번째 이유는 종교적인 문제입니다. 대부분의 게르만 국가들이 게르만 원시 종교를 믿었습니다. 카톨릭으로 개종한 국가인 서고트 등의 왕국도 <삼위일체설>의 아타나스우스파가 아닌 게르만 교화를 위한 <아리우스파>를 믿었습니다. 그러나, 프랑크 왕국은 로마 카톨릭에서 공식 인정한 <아타나시우스파>의 삼위일체설을 수용합니다. 이것은 로마인(라틴인)들과 로마 교황의 호응을 얻기에 충분했습니다. 실제 프랑크 왕국의 성장에서 가장 중요한 영토확장의 원인을 뽑으라면 로마 교황과의 협조였습니다. 3번째 이유는 갈리아 지방이 이슬람 제국과 충돌이 없다는 점입니다. 서고트족의 이베리아는 이슬람에게, 동고트와 반달왕국은 동로마의 유스티니아누스에게 멸망했습니다. 그들의 근거지가 당시 가장 강성했던 이슬람 제국, 동로마 제국과 맞닿아 있었기 때문이죠. 그러나 프랑크 왕국의 갈리아 지방은 다른 게르만 국가들이 방파제 역할을 하는 동안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주변에 강력한 제국이 없었기 때문이지요. 다음으로 마지막 이유입니다. 프랑크 왕국은 로마제국의 유산인 갈리아 지방에서 라틴 문화를 흡수할 수 있었고, 그 문화를 편견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입장이였습니다. 동고트족이 로마시민과 싸워야 했고, 반달족은 로마 속주민들을 학살하면서 국가를 유지했던 반면, 갈리아 지방은 로마 제국 이전부터 게르만인이나, 북방계통의 민족이 많았던 지역입니다. 그럼 다음장에서는 본격적으로 프랑크 왕국을 다루어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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